에포크타임스

미중 무역 전쟁은 마치 권투 시합처럼 전개되었다. 양측이 주먹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중국이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밀켄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리가 양국 간 경제 대결의 최근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한 비유다.

10월 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은 12월 1일부터 발효되는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베이징은 자동차와 전자제품부터 첨단 무기 체계에 이르기까지 현대 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또한 11월 8일부터 발효되는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도 공개했다.

중국은 4월부터 전 세계에 대한 희토류 공급을 늦춰 왔지만, 새로운 조치는 중국산 희토류 함량이 0.1% 이상 포함되거나 중국 기술이 공정에 사용된 모든 제품으로 규제를 확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10일 중국 정권이 “매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대응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에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자유 세계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진정한 충격이었다”고 썼다.

그런 다음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예정되어 있던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의 회담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11월 1일부터 발효되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10월 12일 중국 상무부는 “대화를 통한 우려 해결”을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를 이행할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미디어 홍콩 지국장을 지낸 베테랑 언론인 알렉산더 랴오는 중국 정권의 최근 조치가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정부 셧다운 상태인 미국의 취약점을 이용하려 하고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무역 협상에서 베이징의 입지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징의 조치가 오히려 서방의 희토류 독립 달성 의지를 강화하고 중국 없는 세계 무역 동맹을 촉진함으로써 중국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십 년간, 중국에서 사업하는 외국 투자자와 무역업자들의 자문에 응한 경험이 있는 미국 사업가 마이크 쑨도 중국 정권이 셧다운을 이용하려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중국 정권의 보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명을 사용한다.

쑨은 에포크타임스에 양측이 쥐고 있는 비장의 무기, 즉 중국의 희토류와 미국의 인공지능 칩은 양국이 각각 자급자족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국 효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12월 30일 중국 장시성 간셴현의 희토류 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기계를 사용해 채굴하고 있다. 중국은 10월 9일, 12월 1일부터 발효되는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으며, 이는 워싱턴과 다른 서방 정부들을 놀라게 했다. │ File/Chinatopix via AP/연합

중국공산당은 미국이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가능할 때 최대한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이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미국은 AI 칩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AMD 같은 미국 기업들이 대부분의 첨단 AI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있다.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중국은 이러한 기술에 대한 접근권 확대를 반복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는 중국 정권이 첨단 제조업에서 글로벌 지배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쑨은 베이징의 최근 희토류 조치가 미국과 중국이 상호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을 가속화함에 따라 양국 간 협상이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에포크타임스가 인터뷰한 모든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으며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상대방과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고 있으며,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12일 트루스 소셜에서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마시라. 모두 잘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왜 지금인가?

랴오는 새로운 ‘0.1% 조치’가 시행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실질적으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산 희토류가 0.1% 이상 포함된 제품의 수출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달라진 점은 사실상 베이징이 수출 규제에 대해 매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뿐이다.

중국은 처음부터 이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미국에 최대 피해를 입힐 순간을 기다려 왔다.

랴오는 5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정권이 협상 지연 전술을 동원하고 내년 초에 선제 공격을 가함으로써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자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공산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의 패배를 노린다는 것이다.

랴오는 “‘손자병법’에서 유명한 중국 군사 전략가 손자는 적의 조건에 맞춰 전쟁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전쟁의 시기, 전쟁의 장소, 전쟁의 방식은 모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당시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미국이 정부 셧다운으로 취약한 상태에 빠져 있는 지금 추가적인 타격을 가하고 싶어 하며,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연방정부 셧다운 속에서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 상태이며 정부가 재개될 때까지 급여를 받지 못한다. 약 200만 명의 민간인과 130만 명의 군인들로 구성된 필수 근로자들도 셧다운이 계속되면 10월 15일 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군인들의 급여는 지급되도록 지시했다.

2025년 10월 6일 워싱턴에서 한 여성이 미국 정부 셧다운 기간 동안 국립미술관이 폐쇄된다는 표지판을 지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이 정부 셧다운이라는 미국의 취약점을 이용하려고 새로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부과했다고 말한다. │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연합

쑨은 셧다운이 중국이 10월 9일 희토류 통제 조치를 취한 외부적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내에서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강해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게 내부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침체된 중국 경제가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관세 맞대응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의 연례 전체회의를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수백 명의 위원들이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의 차기 5개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쑨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를 다루는 새 5개년 계획은 경제 난국과 긴장된 국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베이징이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세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미중 관세 대치가 시작된 4월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밀켄 연구소의 리는 중국의 내수가 여전히 “매우 약하다”고 말하며 소매 판매, 민간 투자, 부동산 시장의 부진한 데이터를 거론했다. 그의 견해로는 이러한 지표들은 중국 정권의 통제할 수 있는 변수들이 아니다.

그는 “경제 조치는 효과가 없고 매우 강경한 외교 정책 노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시진핑이 절박한 시기이다. ‘대만을 공격하라’고 말하는 대신, ‘미국이 가장 약한 지점을 공격하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희토류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영향

중국은 지난 반년 동안 미중 무역 협상에서 희토류 카드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 카드가 효과가 있는 이유는 희토류가 없으면 전자제품이 포함된 거의 모든 제품에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미국 경제 성장이 AI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9월 말 발표된 JP모건 보고서는 2022년 11월 ChatGPT 출시 이후 S&P 500 상승, 수익 성장, 투자의 대부분이 AI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리는 “주식 시장의 모든 성장은 거의 AI 거래에 의존해 왔고, 희토류가 핵심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중국의 희토류 규제가 AI 기업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10월 10일 미국 주식 시장은 하락했다.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모두 3% 하락했다.

2025년 10월 1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금융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희토류 수출 규제가 AI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10월 10일 미국 주식이 하락했다. │ Seth Wenig/AP Photo/연합

가장 첨단 칩에 희토류를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6% 하락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중국의 최근 수출 규제가 자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리는 트럼프의 취약점은 미국 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리는 “관세 전략을 다시 써도 되지만, 이번엔 겁먹고 물러서면 안 된다. 이번엔 중국의 약속만 듣고 관세를 보류하면 안 된다” 강조했다.

리가 언급한 ‘약속’은 중국이 5월에도 희토류 공급을 약속해 놓고 바로 이를 뒤집었고, 6월 런던 회의에서 다시 이를 공급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쑨은 첨단 AI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가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핵심 분야에서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백악관은 최근 최저 가격 보장, 완제품 구매 계약, 심지어 수익 보장을 통해 국내 희토류 기업들을 지원하는 노력을 강화했다.

쑨의 분석에 따르면 워싱턴과 베이징은 더 깊은 적대감을 가지고 다시 무역 협상에 들어갔으며, 여전히 희토류 대 AI 칩을 중심으로 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결국 희토류 가격이 오를 것이고, AI 칩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는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베이징이 시장에 값싼 제품을 범람시키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서방 각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가운데, 중국 정권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막대한 지방 정부 부채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내수는 더 이상 팔리지 않는 수출용 제품을 소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2025년 9월 17일 중국 저장성 이우의 무역 시장에서 스포츠용품 판매점의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이 시장에 값싼 제품을 범람시키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서방 각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정권은 내수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쑨은 세계가 1950년대 냉전 시기와 같이 두 개의 대립하는 진영으로 다시 분화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단, 이번에는 러시아가 중국의 하위 파트너라는 점이 다르다.

랴오는 10월 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이후 중국의 정책 방향이 더 명확해질 것이며, 그에 따른 미국 정책도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현재의 궤도가 계속된다면, 미국, 유럽, 일본의 동맹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이 더 깊이 고립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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