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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비전통적’ 협상으로 실타래 풀어

2025년 10월 10일 오후 12: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BBC “허세로 시작했지만, 전통적 결과 도출”
이스라엘·하마스·아랍국 모두 압박·회유 전략
쿠슈너·블레어, 평화 구상 조율에서 핵심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 합의를 끌어내며 특유의 협상 전략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크게 △상대방 불안 활용 압박 극대화 △디테일이 생략된 메시지로 주도권 확보 △상대의 취약 상황 공략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주변 아랍국들을 대상으로 회유와 압박을 병행하며 협상 판을 주도했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전통적 방식으로 교착된 협상을 풀어냈다”며 “허세와 과장으로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당사자와 주변국이 수긍할 수 있는 평화 구상으로 합의를 타결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지난 9월 9일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휴전 협상 흐름을 바꾼 주요 분수령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카타르에 머무는 하마스 인사들을 표적으로 한 공습은 카타르와 주변 아랍국의 반발을 불러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활용해 아랍국들의 안보 우려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압박을 동시에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UAE,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터키 지도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을 설명했다. 29일에는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 총리에게 사과하도록 유도했다.

프랑스24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론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뒤로는 아랍국 단결을 이용해 합의에 도달하도록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합의 결렬 위기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대응했다. 하마스가 10월 3일 일부 유보적 입장을 보였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합의 수용’으로 재빠르게 포장하며 신속한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하마스가 영구적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믿는다”고 게시했다. AP 통신은 “하마스 입장은 여전히 조건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가 아닌 수용으로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강제 이주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를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핵심 쟁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조정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