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시진핑, 신장서 연설 없이 훈시만…왕후닝은 이례적 ‘뒷짐 청취’

2025년 09월 26일 오후 11:46
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설립 70주년 주제전시회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수행하고 있는 간부들에게 훈시하고 있다. 맨 앞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붉은 동그라미)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 CCTV화면 캡처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설립 70주년 주제전시회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수행하고 있는 간부들에게 훈시하고 있다. 맨 앞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붉은 동그라미)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 CCTV화면 캡처

상급자 말할 때 ‘두 손 모으고 청취’가 中 암묵적 룰
전문가 “하급자가 뒷짐 지면 불복종으로 보일 수 있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방문 당시, 왕후닝이 시진핑의 발언을 뒷짐 진 채 듣는 이례적인 장면이 포착돼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 23~25일, 시진핑 등 공산당 지도부는 자치구 설립 70주년을 맞아 신장 지역을 방문해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기념식에서 지도부 대표 연설자로 나선 것은 왕후닝이었다.

방문단에는 시진핑도 있었지만, 단장은 왕후닝이 맡았다. 시진핑은 열렬한 환영을 받긴 했지만, 몇몇 지역 대표들과 면담하며 기념 사진을 찍는 수준의 활동에 그쳤다.

특히 24일 열린 ‘70주년 주제전시회’ 참관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포착됐다.

해당 소식을 전한 중국중앙방송(CCTV)의 보도 영상을 보면 시진핑이 참관 도중 수행하던 고위 간부들을 향해 훈시를 했는데 다른 간부들은 모두 두 손을 앞에 모으고 공손한 자세를 취했지만 왕후닝만은 앞줄에서 시진핑과 마주한 채 뒷짐을 지고 있었다. 왕후밍은 얼굴 표정도 시진핑의 발언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왕후닝뿐 아니라 차이치와 정치국 위원 허리펑도 초반의 군기 들어간 모습이 풀린 채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설립 70주년 주제전시회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훈시하는 가운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뒷짐을 지고 듣고 있다. 그의 왼편에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의 모습(백발 남성)이 보인다. | CCTV화면 캡처

왕후닝은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중국 권력 서열 4위다. 최고위 권력층에 속하지만,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으로 서열 1위인 시진핑에 비하면 여전히 하급자다.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기도 한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중국 관료 사회에는 ‘뒷짐 문화’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며 “상급자가 훈시할 때 하급자는 반드시 손을 앞으로 모으거나 차렷 자세로 경청해야 한다. 이는 복종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하급자가 공개 석상에서 상급자 앞에서 뒷짐을 진다면 이는 불복종이나 도전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공개 석상에서 시진핑 앞에서 뒷짐을 졌던 인물은 리커창 전 총리(서열 2위) 정도였다.

반면, 왕후닝은 늘 두 손을 앞으로 모으거나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실제로 2022년 9월 베이징 전람관(전시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리커창은 뒷짐을 졌지만, 왕후닝은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시진핑의 발언을 들었다.

2022년 9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베이징 전람관 방문 당시 모습. 뒷짐을 진 리커창 총리(우측)와 두 팔을 아래로 내린 채 듣고 있는 왕후닝의 모습이 대비된다. | CCTV 화면 캡처

시진핑이 신장 자치구 설립 기념행사에 중앙 방문단을 이끌고 참석한 것도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 국가주석이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정권 수립 이후 시진핑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 방문에서는 군 관련 인사의 부재도 눈에 띄었다.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 주임 팡융샹이 방문단에 참여하지 않았다. 기념행사에는 신장군구 사령원과 정치위원이 모두 불참해 시진핑의 군 장악력에 관한 추측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