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 속 새로운 민방위 안내서 발간

2025년 09월 15일 오후 6:30
2025년 9월 2일, 대만 타오위안의 한 인쇄소 상자 안에 보관된 개정판 민방위 안내서. ⎟  Fabian Hamacher/Reuters.2025년 9월 2일, 대만 타오위안의 한 인쇄소 상자 안에 보관된 개정판 민방위 안내서. ⎟ Fabian Hamacher/Reuters.

대만 국방부가 자연 재해, 전염병, 그리고 중국의 군사적 침공 상황에 대비한 새로운 안전 지침을 담은 개정판 민방위 안내서를 발간했다.

안내서는 “자연재해, 전염병, 극한 기후, 그리고 중국 침공의 위협까지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한시도 멈춘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국방부는 9월 13일 전민방위동원청(All-out Defense Mobilization Agency) 웹사이트를 통해 이 안내서를 공개했으며, 오는 9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상세 내용을 소개할 계획이다.

안내서의 상당 부분은 중국의 군사적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이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안내서는 “대만에 대한 군사 침공이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항복했거나 국가가 패배했다는 어떠한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적대적 외세가 가짜 계정과 현지 협력자를 동원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서사를 왜곡하며, 음모론을 확산시켜 평시나 위기 상황에서 대만 국민의 자주적 방어 의지를 약화시키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내서는 카메라가 장착된 중국 브랜드의 일부 기기—감시 카메라나 이미지 센서 등이 위기 상황에서 적의 도구로 전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대만이 직면할 수 있는 군사 시나리오를 나열하며 ‘적대 국가’가 섬의 핵심 기반 시설과 해저 케이블을 파괴하거나, 대만 선박에 대한 승선 검문을 요구하고, 군사 훈련을 명목으로 섬 인근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며, 무인 항공기를 동원해 대만 영공을 침범하고, 양안 간 교통과 상업을 중단시키거나, 전면 침공을 감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내서에 따르면 공습 경보가 울리면 지하로 대피하거나 지정된 방공호로 이동해야 한다.

전쟁이 발발해 적으로 의심되는 인원이 목격될 경우 즉시 해당 지역을 떠나거나 창문에서 떨어진 안전한 장소에 몸을 숨기라고 권고했다. 또한 대만군의 작전을 촬영하거나 영상을 업로드하는 행위는 병사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내서는 부모들에게도 자녀와 함께 잠재적 군사 침공 상황을 논의하고 생존 키트를 함께 준비하라고 권장한다.

이 책은 밝은 주황색 표지에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을 묘사한 만화 얼굴과 함께, 배터리·라디오·배낭·손전등 등 비상용품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안내서는 딥시크(DeepSeek), 위챗(WeChat), 틱톡(TikTok), 더우인(Douyin), 레드노트(RedNote) 등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이 초래할 수 있는 보안 위험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더우인은 틱톡의 중국 버전이다.

앞서 지난 7월 대만 국가안전국은 더우인, 레드노트, 웨이보, 위챗, 바이두 클라우드 등 5개 중국 앱이 과도한 데이터 수집을 비롯해 심각한 사이버 보안 위험을 안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안내서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대만인의 희생과 투쟁으로 얻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침략에 굴하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들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값진 삶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 정권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을 실제로 통치한 적은 없다. 사실상 독립 국가인 대만은 자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무기 공급원인 미국에 의존해 왔다.

총력방위동원서(署) 션웨이즈 국장은 9월 12일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민방위 안내서가 2022년과 2023년 각각 발간된 두 차례의 이전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션 국장은 새 안내서를 내놓은 시점에 대해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리투아니아 등도 자국민이 잠재적 위기에 대비하도록 유사한 방위 안내서를 발간했다”며 “대만도 이에 발맞춰 이번 개정판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위주의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민주 국가들은 사회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대만 역시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