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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역전되나…한국 1인당 GDP, 올해 대만에 뒤처질 듯

2025년 09월 14일 오후 3:41
타이베이의 번화가인 시먼딩(西門町) 거리 | 연합뉴스 타이베이의 번화가인 시먼딩(西門町) 거리 | 연합뉴스

대만, 4만 달러 시대 먼저 도달…2분기 8% 성장률 기록
한국 성장 둔화와 산업 경쟁력 약화…격차 해소 전략 필요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대만에 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만의 고속 성장과 한국의 상대적 부진이 맞물리면서, 당초 내년으로 예상됐던 ‘역전 시점’이 올해로 앞당겨지는 것이다.

정부와 대만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약 3만7430달러, 대만은 3만8066달러로 전망된다. 한국은 2003년 대만을 앞선 이후 처음으로 뒤처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만 통계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0%에서 4.45%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 전망은 2.81%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은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성장률을 각각 0.9%, 1.8%로 전망하고 있으며, OECD 기준 잠재성장률(1.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성장 격차가 올해 1인당 GDP 역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내년 자국 1인당 GDP가 약 4만1019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 내년에도 약 3만8947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 테크기업들이 글로벌 AI 붐과 연계해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는 반면, 한국 테크기업들의 경쟁력은 일부 분야에서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산업 구조 혁신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 역전은 단순 경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기술 경쟁력, 산업 구조, 환율, 인구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얽힌 복합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향후 한국 경제 정책과 산업 전략이 이러한 격차를 좁히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