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産 전기차에 밀려 유럽 판매 급감

테슬라의 유럽 판매 부진이 8월까지 이어지며 미국 전기차 업체의 어려움을 부각시키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량 급감은 중국 경쟁사들의 부상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프랑스 자동차 산업단체 플랫폼 오토모빌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8월 테슬라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3% 감소한 반면, 프랑스 전체 승용차 시장은 2.2% 증가한 8만7850대를 기록했다. 2025년 1~8월 누계 기준으로 프랑스 신차 등록 대수는 7.1% 감소했지만, 테슬라는 39.4%나 하락해서 그 폭이 시장 전체보다 훨씬 컸다.
북유럽 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암울했다. 업계단체 모빌리티 스웨덴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테슬라 등록 대수는 84.4% 급감한 반면, 전체 판매량은 6% 증가했다. 덴마크에서는 테슬라가 42% 감소했고, 네덜란드에서는 50% 감소를 기록했다.
노르웨이와 스페인에서는 테슬라 판매가 늘었지만, 이곳에서도 테슬라는 중국 경쟁사 비야디(BYD)에 뒤처졌다. 신차 판매의 거의 전부가 전기차인 노르웨이에서 테슬라는 8월 21.3% 증가했다. 그러나 BYD의 판매량은 218% 급증하며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8월에 스페인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161% 급증한 1435대를 기록했는데, 정부의 보조금이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BYD는 400% 증가한 1827대로 테슬라를 앞섰다. 연초 누계 기준으로 스페인에서 BYD 판매량은 675% 급증한 1만4181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이보다 완만하게 11.6% 증가해서 9303대에 그쳤다.
일부 분석가들은 스페인에서 8월에 테슬라 판매가 급증한 것은 선적 시기로 인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망 전문업체 SC 인사이츠의 공동창업자 앤디 레일랜드는 9월 말까지의 분기별 수치가 발표되면 테슬라 판매량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광범위한 하락 추세
테슬라는 7월에도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영국과 독일에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그에 이어 8월에도 주요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각국 자동차업계 단체에 따르면 영국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7월에 거의 60% 감소한 987대를 기록했고, 독일 등록 대수는 55% 감소한 1110대에 그쳤다. 2025년 1~7월 누계 기준으로 테슬라의 독일 판매량은 거의 58% 감소한 1만 대였다.
같은 기간 BYD의 영국 판매량은 거의 4배 증가한 3184대를 기록했고, 독일 판매량은 거의 5배 급증한 1126대였다.
유럽자동차제조업체협회(ACEA)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제 7개월 연속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고 있으며, 7월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4% 감소했다.
분석가들은 테슬라의 유럽 내 문제가 시장의 흐름과 브랜드 평판을 모두 반영한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2020년 모델 Y 이후 새로운 대중 시장용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반면, 경쟁사들은 새로운 제품들로 시장을 가득 채웠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의 마티아스 슈미트는 “테슬라 판매량이 계속 실망스러운 것은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임원들은 자사 제품의 판매량 감소가 모델Y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모델Y는 2023년 유럽 베스트셀링카였다. 개선된 모델Y 판매는 6월에 시작됐지만 이 모델은 현재 고전하고 있다. 8월 모델Y 판매량은 덴마크에서 46.5%, 스웨덴에서 87% 감소했다.
테슬라는 금년 2분기 총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25억 달러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9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이어 유럽에서 7, 8월에 테슬라의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변동,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만료, 자율주행 규제 체계 변화 등으로 인해 테슬라가 “몇 분기 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