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품행 중시…美, 시민권 신청자 대상 ‘지역사회 조사’ 부활 추진

이웃·직장 동료 면담 통해 ‘도덕적 품성’ 검증 강화
트럼프 행정부, 이민 제도 전반 전통적 가치 반영
미국 정부가 30여 년 동안 중단했던, 귀화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지역사회 조사(neighborhood checks)’를 재개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귀화 희망자가 도덕적 품행을 갖추었는지 보다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이민국(USCIS)에서 작성한 내부용 행정 지침 문서에 따르면, 이민국은 시민권 신청자의 자격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신청자의 이웃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 고용주 등을 대상으로 직접 면담을 실시해 지역사회 및 직장에서의 적응성을 조사한다.
현재 미국 시민권 부여 절차는 일반적으로 합법적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3~5년간 미국 내 거주, 중대한 범죄 경력 없음, 그리고 시민 상식 및 영어 시험 통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신원조회에만 머물렀던 조사 범위를 윤리성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번 지침에서는 “시민권 신청자는 미국 헌법에 충실하고, 미국의 질서와 안녕에 호의적이며 도덕적 품성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이민 규정에서 ‘지역사회 조사’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1965년 이민·귀화법(INA) 제정 당시부터 법률상 요건으로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1991년 이후 FBI의 신원조회(지문 검사), 범죄 기록 조사에 의존하면서 행정 효율화를 위한 면제 조항에 따라 시행되지 않았다.
이번 지침을 통해 당국은 해당 면제 조항을 폐지하고, 이민국 심사관이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로 지역사회 조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신청자가 미리 당국에 이웃, 고용주, 동료에게서 받은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권장하며, 이를 미제출하거나 거부할 경우 귀화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천서 등 사전 서면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해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이민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민국 국장 조지프 에들로우는 “이 지침은 가장 적격한 신청자만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이민자가 헌법을 준수하고 훌륭한 도덕적 품성을 지녔다면 미국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조사는 냉전 시기에는 공산주의 성향이나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가려내는 용도로 활용됐다. 조사관이 신청자 거주지 주변을 직접 찾아가 이웃에게 ‘그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평판을 듣고 있는지, 범죄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적이 있는지’ 묻는 식이었다. 직장 동료나 고용주에게도 근무 태도와 성실성을 확인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지금으로서는 다소 구시대적인 방식이지만, 당시에는 이민자의 도덕적 품성을 확인할 가장 직접적인 수단으로 여겨졌다.
한편 이번 지역사회 조사 재개는 이민 제도 전반을 강화하고 도덕적 기준을 중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문화·사회적 영역 전반에서 전통적 가치관을 강조하며, 이를 이민 정책에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신임 이사장에 선출된 뒤, 지난해 센터 운영진이 청소년을 위한 공연으로 드래그쇼(남장 여성 혹은 여장 남성의 공연)를 올리고 반미 선전 공연을 한 것을 비판하며 “더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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