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경찰’ 자칭 인물들, 파룬궁 부스 전시물 강탈…영상 속 모습 공개

2025년 08월 21일 오후 6:29
2025년 8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파룬궁(法輪功) 부스의 전시판을 압수한 후 관광버스에 탑승하는 인물들. ⎟ Screenshot by The Epoch Times2025년 8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파룬궁(法輪功) 부스의 전시판을 압수한 후 관광버스에 탑승하는 인물들. ⎟ Screenshot by The Epoch Times

자신들을 중국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일단의 중국인들이 말레이시아 주요 관광지에서 파룬궁(法輪功) 전시판을 강제로 가져갔다.

8월 1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랜드마크인 국립기념비(National Monument)에서 현지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 내 인권 유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운영하던 부스의 전시판을 자신들을 중국 경찰이라고 주장한 일행이 강제로 빼앗아 간 사실이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

안전을 이유로 자신을 ‘용’이라고만 밝힌 한 파룬궁 수련자는 자신이 혼자 부스를 지키고 있던 이날 오전 9시 45분경 중국인들로 추정되는 남녀 일행이 관광버스를 타고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식 신분 또는 권한을 증명하지 않은 채 모든 전시판을 강제로 탈취한 뒤 차량을 타고 떠났고, 용은 이를 저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영상에 따르면 일행은 중국어를 사용하는 남성 7명과 여성 2명으로 구성됐으며 적어도 한 명은 자신들이 중국 경찰에 소속돼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대부분의 남성과 여성이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관광버스의 번호판 NDX 8862가 보인다. 이 번호판은 중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사람들을 데려오는 여행사 소유의 차량에 해당한다.

영상 속에서 용은 이들에게 중국어로 “당신들은 내 물건을 가져갈 권한이 없다. 당신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알고 있냐?”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한 중국 남성이 카메라를 손으로 휘저으며 중국어로 “우리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 용은 이들에게 “누가 당신들을 보냈나? 중국 공산당이 보냈나?”라고 질문했다.

한 중국 남성이 용의 질문에 응답하며 중국어로 “파이추수오(파출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은 “우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권을 가지고 있다”라고 반박하며 말레이시아에서의 권리를 주장했다.

현지 파룬궁 수련자들은 해당 남성이 사용한 ‘파이추수오’라는 표현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찰서를 지칭할 때 중국어로 ‘징차주(警察局)’ 또는 말레이어로 ‘발라이 폴리스(balai polis)’란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파룬궁 부스의 전시판을 탈취한 후 관광버스에 탑승하는 사람들. ⎟ Screenshot by The Epoch Times

용은 에포크타임스에 사건을 신고한 후 현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건 직후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말레이시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말레이시아는 법치 국가다. 이들이 어떻게 대낮에 이렇게 대담하고 불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용은 당국에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며 “경찰이 이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고 우리 모두를 위한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을 회복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현지 말레이시아 경찰서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논평을 받지 못했다.

파룬궁은 파룬따파(法輪大法)로도 알려져 있으며 진실, 자비, 인내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영적 수련법이다. 1990년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공식 추산에 따르면 1990년대 말까지 최소 7000만 명이 이 수행법을 따랐다. 그러나 1999년 중국 공산당(CCP)은 이 인기 있는 수행법이 자국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전국적인 탄압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수백만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구금됐으며, 수십만 명이 수감 중 고문을 당했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4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할 당시, 시진핑 도착 이틀 전에 20여 명의 경찰이 파룬궁 수련자 약 80명을 구금했다. 구금된 사람들 중에는 10세 어린이와 80세 이상의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

이 그룹에는 중국에서 신앙 탄압을 피해 보호를 요청한 중국 출신 29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 중 몇 명은 유엔 난민 신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47명의 말레이시아 시민들은 시진핑이 떠난 몇 시간 후에 석방됐으며 중국 국적자들은 그로부터 2주 이내에 석방됐다.

미국 국무부는 이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사례다.

8월 15일 사건에 대응해 말레이시아 파룬궁 수련자들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 정권의 파룬궁 비방 캠페인에 속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들은 말레이시아 당국에 주권과 기본적인 인권을 수호하며, 경제적 이익을 위해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