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유럽 외교단, 中 열병식 집단 보이콧 움직임…“푸틴 참석에 불편”

중국 공산당이 다음 달 3일 베이징 열병식을 준비하는 가운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되자 베이징 주재 유럽 외교단이 집단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각국 대사관은 중국 정부로부터 열병식 및 관련 공식 행사에 초청을 받았으나,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자리에 나서는 데 대해 상당수 외교관이 불편함을 표시했다. 다만, 러시아가 군대를 열병식에 파견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은 아직 회원국들에 구속력 있는 지침을 내리지 않았으며, 각국 대사관은 개별적으로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일부는 이미 불참을 결정했고, 또 다른 일부는 같은 시기에 해외 일정이나 휴가를 잡아 사실상 회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U 주중 대표부의 호르헤 톨레도 대사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유럽 외교관들은 “만약 유럽 국가들이 집단적으로 불참한다면 이는 베이징과 모스크바에 ‘우크라이나 지지’와 ‘서방의 결속’이라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5년 베이징 열병식에는 체코와 세르비아 대통령, 영국·독일 총리, 프랑스·헝가리·이탈리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공산당의 공격적 외교 정책과 인권 문제, 무역 갈등으로 인한 국제적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올해 유럽 주요국 정상 가운데 참석을 공식화한 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에서 공산당 관영매체들은 “다수 국가 정상 참석”, “동남아 고위급 대표단 방중”, “중국 영향력 확대”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실제로 공식 발표된 명단에서 유럽 측 인사는 푸틴 대통령, 세르비아 대통령, 슬로바키아 총리 정도에 그쳤다.
SCMP는 동남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고, 베트남은 서열 2위 인사나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은 열병식 직전 열리는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베이징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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