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싱턴 경찰청 통제권 확보 및 주방위군 배치…“수도 해방의 날”

8월 11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MPD)에 대한 연방 통제권을 확보하고 수도인 워싱턴에 800명의 주방위군 배치를 명령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언론브리핑에서 “범죄, 유혈사태, 혼란, 비참함과 그보다 더한 것들로부터 우리 나라 수도를 구출하는 역사적인 조치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D.C.의 해방의 날이며, 우리는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이다.”
그는 워싱턴의 범죄율을 바그다드, 멕시코시티, 보고타 등 세계에서 가장 범죄가 심각한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다.
지역 경찰의 연방화와 주방위군 소집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에서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약 500명의 연방 법 집행 요원을 급파했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워싱턴에서의 이번 새로운 법 집행 강화 조치를 자신의 행정부가 기존에 추진해 온 남부 국경 보안 정책과 비교했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국경 단속 건수는 기록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이전 행정부 시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트럼프는 8월 10일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서 자신의 조치를 예고하며 범죄자들은 감옥에 보내고 노숙자 캠프는 철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숙자들에게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거주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높은 범죄율
워싱턴에서의 법 집행 강화 조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현지 자동차 강도 건수가 5년 전의 3배이고, 자동차 절도 건수는 5년 전의 2배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23년 연간 살인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 수도가 폭력 조직과 잔혹한 범죄자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난폭한 젊은이들, 마약에 취한 광인들, 그리고 노숙자들에게 점령당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범죄에 휩싸인 도시라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백악관 신속대응팀의 소셜 미디어 X 계정은 2024년 워싱턴의 살인율이 인구 10만 명당 27.54명이라는 그래픽을 게시했다. 같은 기간 보고타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15.1명, 멕시코시티는 10만 명당 10.6명이었다.
미국 수도의 범죄율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감소 추세에 있다.
MPD가 발표한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전체 범죄율이 15% 감소했으며, 살인은 32%, 전체 강력범죄는 35%, 전체 재산범죄는 11% 줄어들었다.

2025년 3월 4일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Andrew Harnik/Getty Images
트럼프의 발표 이후 브라이언 슈월브 워싱턴시 검찰국장은 X 게시물에서 “정부의 조치는 전례 없고, 불필요하며, 불법적”이라고 썼다.
그는 “워싱턴에는 범죄 비상사태가 없다. D.C.의 강력범죄는 작년 30년 만에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26% 더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8월 11일 언론브리핑에서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대통령의 발표가 “불안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이런 조치에 완전히 놀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바우저는 슈월브 검찰국장이 트럼프의 발표와 관련된 법적 문제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주방위군 800명”
트럼프의 초기 계획은 주로 워싱턴시 주둔 주방위군에 배정된 약 800명의 병력을 동원해 현재 MPD에서 근무하는 약 3000명의 경찰관을 지원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워싱턴에서 법질서와 공공안전을 재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고 있으며, 그들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임무를 위해 초기에 약 800명의 주방위군을 소집하지만, 필요하면 훨씬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포시 코미타투스법(Posse Comitatus Act)으로 알려진 연방법은 국내에서의 법 집행을 목적으로 현역 군대와 연방화된 주방위군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반란법(Insurrection Act) 등에서는 제한적으로 대통령에게 이를 허용한다.

한 군부대가 2025년 6월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의 폭동 진압을 위해 405번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John Fredricks/The Epoch Times
올해 초 트럼프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와 폭동이 확산되자 연방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에 약 4700명의 미군을 배치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병력 대부분은 이후 철수했지만, 약 250명의 주방위군이 여전히 현지에서 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병력 배치는 법률적 도전에 직면했다. 대통령의 병력 배치의 합법성을 검토하기 위한 3일간의 배심원 없는 재판이 8월 11일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법원에서 시작됐다.
한시적인 워싱턴 경찰청 장악
1973년 워싱턴 D.C. 자치법 제740조는 대통령이 의회에 워싱턴 경찰에 대한 추가 통제 계획을 통보하기 전까지 최대 48시간 동안 MPD를 연방화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 이후, 대통령은 MPD에 대한 연방 통제를 최대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 한도를 초과하여 MPD에 대한 연방 통제를 연장하려면 미국 상원과 하원이 공동 결의안을 제정해야 한다.
의회는 현재 9월 2일까지 휴회 중이다.
트럼프는 8월 11일 “팸 본디 법무장관이 MPD의 지휘권을 맡고 있으며, 마약단속청(DEA) 청장인 테리 콜이 MPD의 임시 연방 커미셔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리얼 바우서 워싱턴 시장이 2025년 2월 21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ndrew Harnik/Getty Images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우서 워싱턴 시장은 주말에 백악관과 주방위군 동원에 대해 짧게 전화로 논의했지만, MPD에 대한 연방 통제 계획에 대해서는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방의회 민주당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MPD 통제에 반대하고 나섰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민주-뉴욕)는 X 게시물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지역 경찰서를 장악할 근거가 없다. 법질서 문제에 대해서도 신뢰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8월 11일 트럼프의 비상 조치를 번복하고 바우서와 D.C. 의회에 완전한 자치 권한을 되돌려주는 결의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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