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집중호우…베이징 외곽서 30명 사망, 저수지 9곳 동시 방류

2025년 07월 29일 오전 11:45
2025년 7월 28일 베이징 외곽 미윈구 타이시툰 마을에 폭우가 내린 후 파손된 도로를 한 주민이 지켜보고 있다. | AFP/연합2025년 7월 28일 베이징 외곽 미윈구 타이시툰 마을에 폭우가 내린 후 파손된 도로를 한 주민이 지켜보고 있다. | AFP/연합

중국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며칠째 이어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 베이징시 외곽 지역에서는 30명이 숨지고 8만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최소 9개 저수지에서 홍수 조절을 위한 방류가 이뤄지고 산간 지역에서는 300여 건이 넘는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베이징과 인근 지역에는 지질재해 및 기상 위험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중국공산당 관영 CCTV에 따르면, 29일 새벽 0시 기준 베이징시의 평균 강수량은 165.9㎜였으며, 북동부 외곽 미윈(密雲)구에는 543.4㎜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미윈구와 인접한 화이러우(懷柔)구는 26일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 95.3㎜의 비가 내리는 등 물폭탄이 떨어졌다.

CCTV는 “극단적 강우가 이어지면서 중대한 재해가 발생했다”며 “베이징 외곽 미윈구에서 28명, 연경(延慶)구에서 2명 등 베이징시 전체에서 30명이 숨졌으며 이재민 8만32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도로 31곳이 유실되고 136개 마을의 전력이 끊겼으며, 이동통신 기지국 1825곳의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당국은 27일 미윈, 화이러우, 핑구(平谷)구 등 저수지 9곳의 수문을 동시에 개방해 물을 방류하며 홍수 대응에 나섰다. 미윈 수력발전소 관계자에 따르면, 방류량은 초당 80㎥에서 400㎥까지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하류 지역인 다디(大地)마을 등에는 5곳에서 토석류가 발생했다.

이날 방류 소식을 전한 베이징청년보는 ‘홍수 방류’ 대신 ‘물 방출 작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홍수로 인한 방류와 일반적인 방류를 서로 다른 용어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번 방류는 폭우로 인한 홍수 방류가 분명했다는 점에서 당국이 홍수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폭우 때마다 베이징 시내의 침수를 막기 위해 의도적인 긴급 방류로 하류 지역의 홍수를 일으키는 일이 반복된 바 있다.

베이징시 9개 저수지의 동시 방류로 인한 허베이성 일대의 피해도 심각하다. 허베이 청더(承德), 룽화(隆化)현 등에서 산사태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먀오궁(庙公) 저수지의 수문 하류의 마을들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한 현지 주민은 에포크타임스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물길을 따라 전 마을이 통째로 대피했고, 다리가 붕괴돼 외부와 단절됐다”며 “비닐하우스, 농지, 주택이 모두 침수됐으며 일부 지역은 단수돼 생수를 사다가 마셔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윈 저수지는 베이징의 용수 공급을 위한 곳이지만, 그 상류에 있는 먀오궁 저수지는 주로 홍수 대비용”이라며 “당국은 베이징으로 물이 몰리는 것을 막으려 먀오궁 저수지의 물을 방류했지만 이를 긴급 방류가 아니라 일반 방류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밤에 물 상황을 지켜보느라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며 “홍수가 한 번 더 발생해, 현 중심지까지 잠기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중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앞으로도 베이징 인근과 북부 지역에 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지역은 다시 홍수 위험 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