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루비오 美 국무장관, 해외 활동가에 체포영장 발부한 홍콩 당국 비판

2025년 07월 28일 오후 2:13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025년 5월 20일 미국 워싱턴D.C. 캐피톨 힐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025년 5월 20일 미국 워싱턴D.C. 캐피톨 힐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해외에 거주 중인 민주화 운동가들을 대상으로 홍콩 당국이 새로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현상금을 내건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상자 중 일부는 미국에 거주 중인 인사들이다.

루비오 장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기본적인 자유를 행사하는 홍콩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콩 당국의 역외 조치는 초국경적 탄압의 일종”이라며 “미국 내에 있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거나 위협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려는 홍콩 정부의 시도를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 국가보안경찰은 지난 24일 ‘홍콩의회(Hong Kong Parliament)’란 단체를 조직하거나 설립, 참여한 혐의로 총 19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측은 이 단체가 국가 정권 전복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19명의 지명수배자 가운데는 사업가 엘머 유엔, 시사평론가 빅터 호, 그리고 홍콩 변호사 출신인 조니 폭, 조니 폭과 함께 중국 및 홍콩 당국 비판 유튜브를 운영하는 토니 초이가 포함돼 있다. 홍콩 경찰은 앞서 이 네 명에 대해 각각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현상금은 100만 홍콩달러(약 1억8000만원)가 걸려 있다.

경찰은 나머지 지명수배자 15명에 대해서는 1인당 20만 홍콩달러(약 3600만원)의 현상금을 제시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국가안전수호공서는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경찰 조치를 “정의의 행위”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수호공서의 동징웨이 주임은 지난 3월 홍콩 내 인권 탄압과 미국 내 초국경 탄압 시도와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중국 및 홍콩 당국자 6인 중 한 명이다.

루비오 장관은 “새로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현상금을 내건 이번 조치를 통해 홍콩 정부는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자치권을 계속해서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담론은 미국의 핵심 가치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루비오 장관은 강조했다.

홍콩의회 자체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들은 캐나다에 선거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일당 독재와 폭정에 반대하고, 1인 1표의 보통선거를 지지하며, ‘홍콩인의 홍콩 통치’를 추구한다”는 이념 아래 설립됐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 6월 30일 선거를 실시했다고 밝히며 호주, 캐나다, 태국, 영국, 미국 등 여러 국가 출신의 15명이 4년 임기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당시 유권자 수는 총 1만5702명이었다.

당선자들 중에는 강가위, 허윙유, 아그니스 응 등을 포함해 홍콩 당국이 지명수배한 19명에 포함된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홍콩의회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홍콩 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현상금을 내건 것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포함한 해외로까지 확장된 베이징의 초국경적 탄압 수위가 높아졌음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인사를 표적으로 한 현상금 중심의 전술은 국제법 기준과 국가 간 행위 규범을 점점 더 무시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이 “전 세계 홍콩인을 위한 대표 목소리이자 보호 기구로서 역할하고 있다”며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자유롭고 공정하며 자치적인 홍콩 재건을 향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공화당의 짐 리시 상원의원(아이다호)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엑스(X)를 통해 홍콩 당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시 상원의원은 25일 성명을 통해 “홍콩의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해외에 있는 자국민을 점점 더 괴롭히고 위협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된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새로운 현상금 조치는 국제법적 기준과 국가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 당국은 2023년 7월 처음으로 체포영장과 현상금 제도를 도입했으며 같은 해 12월과 2024년 12월에도 대상자 명단을 추가로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와 영국 정부 역시 이번 홍콩 당국의 새로운 체포영장 및 현상금 발표를 강하게 규탄하는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과 이벳 쿠퍼 내무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국경을 넘어선 탄압의 또 다른 사례”라며 “영국 영토 내에서 무모한 행동을 부추기고 홍콩의 국제적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과 홍콩 당국은 자국 및 영유권 외 지역에서 야권 인사를 의도적으로 겨냥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멱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