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중국 공산당, 티베트 종교에 대한 전쟁 해외로 확산

중국 공산당(CCP)의 티베트 종교 억압은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으며 인도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제재를 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2025년 8월은 무역, 외교, 안보 전반에서 악화되는 유럽-중국 간 긴장을 부각시켰다. 베이징은 유럽연합(EU)이 두 중국 금융기관에 부과한 제재에 대응해 리투아니아의 은행 두 곳을 겨냥하고, 유럽산 제품에 대한 보조금 및 덤핑 규제 조사를 확대했다.
영국과 동맹국 정보기관은 미국 지도자들을 겨냥한 이전의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해킹과 연계된 중국의 주요 인프라 사이버 공격을 적발했다.
런던은 첩보 우려로 중국이 제안한 런던 내 ‘슈퍼 중국 대사관’ 승인 결정을 연기했고,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 주영국대사관 재건을 차단했다.
독일은 중국산 희토류 자석 의존도를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원자재 분야에서 캐나다와 협력하는 등 ‘리스크 분산(de-risking)’ 전략을 가속화했다.
유럽과 베이징 간 긴장은 이미 제재 분쟁, 사이버 위협, 공급망 취약성, 외교적 충돌 등으로 고조된 상태였다. 지난 7월 중국 공산당은 체코의 파벨 대통령이 인도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난 뒤 체코와의 교류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이 만남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체코 정부는 해당 만남이 사적인 자리였다고 주장하며 베이징이 이를 사적으로 취급할 것을 촉구했다. 양국 간 긴장은 이미, 체코가 중국의 인권 기록을 비판하고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한 데 이어 중국의 체코 기관 사이버 공격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높은 상태였다.
달라이 라마는 체코의 공산주의 이후 첫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과의 우정을 통해 체코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달라이 라마가 90세 생일을 맞은 지난 7월 중국 공산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다른 관료들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인도를 비판했다. 또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질책했다. 특히 베이징은 세계 지도자들을 비판하면서 ‘티베트(Tibet)’ 대신 ‘시짱(Xizang)’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티베트의 역사를 지우고 종교·문화적 자유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베이징은 달라이 라마가 분리주의 활동에 관여하는 정치적 망명자란 입장을 되풀이하며, 인도에 티베트 관련 약속을 지키고 신중하게 행동하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물론 중국 밖 세계 지도자들의 행위가 어떻게 중국 내 ‘내정’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사실 1950년 중국 공산당이 불법으로 티베트를 침략하고 병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티베트 내부 일조차 진정한 의미의 ‘내정’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중국 공산당은 필요할 때 중국과 대만 국민을 감시하고 종교 억압을 해외로 수출하는 등 다른 국가 주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지난달 글로벌 불교 단체인 ‘관음시타법문(Guan Yin Citta Dharma Door)’은 중국 출신 여성이 호주 지부 관련 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보고한 혐의로 ‘무모한 외국 간섭’ 혐의를 받은 사건의 중심이 됐다. 이 사건은 중국 당국이 종교·문화 단체를 활용해 해외 중국인 사회를 감시하고 종교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서 중국을 연구하는 얄쿤 울루욜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의 탄압이 위구르인, 티베트인, 내몽골인들에게도 향하고 있으며, 이들의 가족이 해외에 있는 다른 가족의 정치적 활동 억제를 위해 중국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은 심지어 해외동포들을 압박해 서로의 정보를 (당국에) 제공하도록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24년 3월 20일 호주 캔버라 의사당 밖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피해자 연합(Alliance for Victims of the Chinese Communist Regime)’ 주최 집회에서 호주 티베트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깃발과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David Gray/AFP via Getty Images
울루욜은 중국 공산당 통치하에서는 티베트에 독립적인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으며 표현, 집회, 종교의 자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의 동화 정책은 기본권을 행사하거나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키고, 티베트의 문화·정체성·언어를 수용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한 예로 농촌 마을 주민과 유목민의 강제 이주가 가속화되면서 티베트 공동체가 황폐화되고 문화가 잠식되고 있다.
2021년 이후 수십 명의 티베트인이 정치적 이유로 전화나 인터넷 관련 범죄로 체포됐다.
울루욜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소지하거나 친(親)티베트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조차 ‘금지된 콘텐츠’로 간주된다. 해외 인사와 연락을 취하는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포함한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2009년 이후 최소 160명의 티베트인이 중국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 자살을 감행했다. 가장 심각한 탄압 형태 중 하나는 중국 공산당이 고위 승려와 라마의 환생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달라이 라마는 90세 생일에 자신의 환생 후계자 탐색은 “중국 밖의 자유 세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베이징은 이를 거부하며 오직 자신들만이 티베트의 차기 영적 지도자를 임명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경쟁 달라이 라마를 세우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울루욜은 실종된 판첸 라마 사례도 언급했다. 1995년 중국 당국은 제11대 판첸 라마 겐둔 초키 니마와 그의 부모를 납치했으며, 이는 종교 자유에 대한 노골적 공격으로 널리 비난받았다. 역사적으로 판첸 라마와 달라이 라마는 서로의 후계자를 인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곧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생 후계 문제와 티베트 불교의 미래는 점점 더 긴급한 사안이 되고 있으며, 베이징은 자신이 임명한 판첸 라마를 통해 합법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망명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가 개인적으로 구축한 국제적 호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그의 사망이 ‘티베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믿는 듯하지만, 그의 사망은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특히 중국 공산당이 그의 환생 후계자에 대한 자체 임명을 정당화하려 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달라이 라마의 ‘중도(Middle Way)’는 완전한 독립보다는 중국 내 자치권을 추구하는 접근법으로, 일부 티베트인들은 이를 지나치게 온건하다고 비판하며 독립 투쟁을 재개하기를 선호한다. 베이징에게 환생 후계 문제는 전략적 사안이지만 티베트인들에게는 종교와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민족으로서의 생존 자체를 지키는 존재론적 문제다.
수십 년간의 탄압과 강압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인들의 충성심을 얻는 데 실패했으며, 이러한 압박은 오히려 저항을 심화시키고 독립 투쟁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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