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성, 어떻게 중국 공산당 충성파에서 ‘탈당 돕는 활동가’ 됐나

2020년 중국 공산당(CCP)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홍콩 내 표현의 자유는 크게 제한됐지만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은 여전히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침사추이와 코즈웨이베이 등 관광객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는 지금도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박해를 폭로하는 자료를 배포하고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당과 그 산하 조직에서 탈퇴할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룬궁은 진(眞), 선(善), 인(忍)의 원칙에 기반한 가르침과 다섯 가지의 느린 연공(煉功) 동작으로 구성된 심신 수련법이다.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진 이 수련법은 1992년 중국에서 소개된 이후 빠르게 확산됐으며 1999년까지 약 7000만 명에서 1억 명에 달하는 사람이 수련한 것으로 추산된다.
1999년 7월 20일 파룬궁의 폭넓은 인기가 공산 정권에 위협으로 인식되자 당시 중국공산당(CCP) 총서기였던 장쩌민(江澤民)은 파룬궁에 대한 전면적인 박해를 시작했다. 이 박해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수백만 명의 파룬궁 수련자가 투옥되고 강제노동 수용소에 수감돼 세뇌 교육과 수많은 고문을 당해왔다. 2006년부터 중국 공산당은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강제 장기 적출을 자행해 왔으며 그 주요 희생자는 파룬궁 수련자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과거 영국령이었던 홍콩의 인권 상황은 급속히 후퇴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수련자들과 달리 홍콩의 파룬궁 수련자들은 아직 신앙 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만 이들의 활동 역시 점점 더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 실태를 알리기 위해 홍콩 도심 곳곳에 설치됐던 파룬궁 수련자들의 홍보 게시물과 공간은 2021년 홍콩 정부에 의해 철거됐고 다른 시민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집회나 행진도 더 이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올해 7월 20일, 박해가 시작된 지 26주년이 되는 이날 성(姓)이 ‘황(Wong)’인 한 여성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떻게 공산당 충성파에서 당 탈퇴를 돕는 자원봉사자가 됐는지를 밝혔다. 그녀는 2015년 9월 파룬궁 수련을 시작했다.
“통증에 시달려 잠을 잘 수 없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주사와 약물 치료, 침술, 마사지, 뜸, 심지어 수영까지 시도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 한 파룬궁 수련자가 파룬따파 수련이 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파룬따파(法輪大法)’는 해외에 널리 알려진 파룬궁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녀는 수련을 시작한 때를 회상했다. “처음으로 구룡공원에 가서 동작을 배우고 명상을 했는데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언덕을 걸어 올라가자 다리가 매우 가벼워졌고 마치 누군가가 부드럽게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이 수련이 정말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당시 누군가가 장쩌민이 파룬궁을 박해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보여줬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계속 수련을 이어가자 내 건강은 조용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에포크타임스의 보도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얼마나 사악한 집단인지 알게 됐다. 그제서야 나는 공산당과 중국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당과 나라를 동일시하고 있었다.”
에포크타임스는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과 정치적 부패를 비판하는 성향의 국제 언론 매체로 2000년 미국에서 창간됐다. 본래는 중국에서 박해받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에 의해 설립돼 중국 공산당의 탄압, 인권 문제, 전 세계 중국인 사회 소식 등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민주주의와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는 매체다.
2014년 홍콩에서는 ‘우산운동’이 일어났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 기본법에 명시된 약속을 일방적으로 저버리고 홍콩 시민들이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을 보통선거로 뽑는 것을 허용하지 않자 대규모 시민이 거리로 나와 이에 항의했다. 당시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달았고 친중국공산당 진영은 파란 리본을 착용했다.
황 씨는 당시 자신도 파란 리본을 달았으며 우산운동에 참여한 아들을 자주 꾸짖었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너무 애국심이 강해 공산당과 중국을 구별하지 못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을 박해한다고 들었을 때도 ‘공산당이 파룬궁을 못 하게 한다면 그냥 안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중국 공산당의 본질을 깨닫고 난 후 황 씨는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공산당이 차단한 정보에 접근하고 궁극적으로 ‘청년단’, ‘소년선봉대’ 등 어린 시절 강제로 가입한 당 산하 조직에서 탈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들이 ‘중국 공산당 탈퇴(탈당)’를 선언할 수 있도록 만든 ‘탈당센터’ 웹사이트를 통해 그러한 선택을 하길 희망했다.
2004년 에포크타임스가 사설(社說) ‘공산당에 대한 아홉 가지 평론’을 발표한 이후 20여 년 동안 당 및 그 산하 조직에서 탈퇴를 선언한 사람은 4억4000만 명을 넘어섰다.
황 씨는 자신이 매일 몇 명, 때로는 수십 명이 당을 탈퇴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에는 젊은 남성이 많으며 일부는 중국 본토 내에서 인터넷 검열을 우회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외부 세계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씨 기억에 따르면 상하이 출신의 한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도 백지운동에 참여했다.”
‘백지운동’은 2022년 말 중국 당국의 강압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며 중국 본토에서 벌어진 시위다.
또 다른 관광객은 황 씨가 건넨 ‘탈당 권유 카드’를 손에 들고는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부 노년층은 훨씬 더 조심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공산당의 악행을 알고 있다”고 황 씨는 말했다.
황 씨는 한번은 한 노년 관광객에게 당과 그 산하 조직에서 탈퇴할 것을 권유했으나 그는 처음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녀가 건넨 정보를 받는 것도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황 씨는 포기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소년선봉대에 가입했을 때 평생 공산주의를 위해 싸우겠다는 맹세를 했다. 그것은 곧 당의 일원이 되겠다는 약속이었다. 신이 공산당을 벌하게 될 때 우리도 그 죄를 함께 나누게 될 거다. 우리 같은 나이의 사람들은 공산당이 벌인 온갖 정치 운동을 다 겪었다. 그때 당은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게 했다. 당신이 나를 공격하고, 내가 당신을 공격하고… 다친 건 결국 우리 국민이었다. 그 와중에 당 간부들은 점점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갔다.”
그러자 그 노인은 조용히 말했다. “그 사람들은 시체를 딛고 올라간 거지.” 그러고는 자신이 공산당원이었음을 밝히며 탈당 선언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진실을 아는 순간
또 다른 파룬궁 수련자 리(Li) 씨는 정기적으로 거리에서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를 폭로하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그녀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본토 관광객들 중 일부가 그녀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들은 종종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파룬궁이 아직도 존재하는가?”
“그렇다! 파룬궁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수련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당신들이 모르고 있었던 건 오직 공산당만이 이를 탄압하고 정보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리 씨는 이렇게 답했다고 전했다.
파룬궁에 대한 박해에 맞선 평화적 저항 26주년을 맞아 리 씨는 “전 세계 사람들이 파룬궁 수련자들이 박해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바로 이 진실을 전하기 위해서다.”
한편 황 씨는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가 얼마나 잔혹한지 강조하며 생체 장기 적출이란 반인륜적 범죄까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것이 단지 파룬궁 수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직면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황 씨는 중국의 의대 실습생 뤄솨이위(羅帥宇)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병원이 아동의 장기를 적출하는 데 협조하란 지시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장기 확보와 관련된 내부 정보를 수집하던 중 2024년 5월 대학원 졸업을 몇 주 앞두고 기숙사 건물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의 죽음을 자살로 발표했지만 가족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중국 본토 병원들은 또한 명백한 질병이 없는 조산아 장기를 이식에 사용하는데 이는 유아의 장기가 성인보다 이식에 더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리 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저는 모든 중국인이 중국 공산당과 중국은 다른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우리는 정의와 양심을 선택해야 한다. 공산당에 바쳤던 맹세를 지우고 신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