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화웨이 전기차, 자율 주차 중 차량끼리 접촉 사고…”식구도 못 알아보네”

2025년 11월 25일 오후 3:32
화웨이 챠량 2대, 자율 주차 중 접촉 사고 | 영상 캡처화웨이 챠량 2대, 자율 주차 중 접촉 사고 | 영상 캡처

운전자 없이 원격으로 대리 주차 중 사고

중국의 ‘지능형 주행’ 기술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도중 사고가 잇따르자 ‘지능형 주행’으로 용어를 바꿨지만, 이번에는 주차 도중 운전자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또 사고가 났다.

산둥성 린이(臨沂)시의 한 쇼핑몰 지하 주차장에서 화웨이의 전기차 2대가 동시에 ‘자동주차(자동발렛)’ 기능을 작동했다가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반복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모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으며, 사고 장면은 현장 목격자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으로 고스란히 공개됐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영상에는 흰색 아이토 M8 모델이 자동주차 기능을 작동해 전진하던 중, 왼쪽에서 자동주차 중이던 은회색 럭시드 R7가 갑자기 우측으로 꺾어 들어오며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R7은 위치를 여러 차례 재조정했지만, 주차 경로를 계속 잘못 인식해 M8과 여러 차례 접촉 사고를 내며 양측 차량에 흠집이 크게 남았다. 영상에는 이 모습을 지켜보던 행인이 “차 안에 아무도 없다”고 하는 목소리가 녹음됐다.

아이토와 럭시드는 제조사는 다르지만 모두 화웨이가 주도하는 자동차 연합체 ‘리마(HIMA·鸿蒙智行)’에 속한다. 히마 산하 자동차는 화웨이 운영체제인 하모니OS를 탑재하고 화웨이 측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기에 중국에서는 화웨이 차로 불린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21일 오후 8시경 린이시 대형 쇼핑몰 완다플라자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두 차량은 모두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하모니OS 앱을 통한 원격 조작으로 대리 주차 중이었다. 사고 당시 차량 내에는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도 없었으며, 자율주행 시스템만 작동하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조사 끝에 럭시드 R7 차량 측에 100% 과실 책임을 부여했다. 다만, 두 차량 모두 같은 하모니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최종 손해배상과 기술적 책임은 제조사인 화웨이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사고 영상이 퍼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화웨이 자율주행 기술의 불완전성을 꼬집는 댓글이 쏟아졌다. “같은 집안 식구끼리도 못 알아보네”, “무인차끼리 싸우는 시대가 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진짜 ‘요요링셴(遙遙領先)’이다”는 댓글도 있었다. 이는 ‘한참 멀리 앞서고 있다’며 화웨이의 기술적 자부심을 드러낸 말이지면, 최근엔 풍자적 표현으로 사용된다.

현재 화웨이는 하모니 시스템’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앞세워 중국 빅테크 기반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최근 잦은 사고로 신뢰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화웨이를 비판하는 게시물에 대한 과도한 검열도 시장의 반발을 사는 요소다. 중국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관련 정보는 방송이나 기사보다는 대부분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만 알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차세대 선도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보도 통제에 나선 까닭이다.

최근에도 화웨이 아이토 M7 차량이 일반 도로에서 인도 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한 뒤 차축이 완전히 부러지는 사고가 영상으로 공개됐다. 현지 당국과 제조사는 해당 영상을 모두 검열·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