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이란 핵시설 제거 위해 15년 간 비밀리에 준비…벙커버스터도 맞춤형 제작

2025년 06월 27일 오후 9:24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B-2 스텔스 폭격기 공습은 15년이 넘는 연구와 계획의 결실이었다.

케인 의장은 6월 26일(이하 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6월 21일 폭격 임무가 이란의 핵 개발을 수년 간 후퇴시킨 대성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산악 지역 지하 수백 피트에 설치된 포르도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법을 설계하기 위해 2009년 시작된 작전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비밀회의실에서의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케인 의장은 신종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극도로 민감한 표적을 파괴하기 위한 맞춤형 해결책 준비를 담당하는 조직인 국방위협감소국(Defense Threat Reduction Agency: DTRA)의 역할을 소개했다.

그는 “DTRA는 우리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한다. DTRA는 특히 깊이 매장된 지하 표적에 대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9년 한 DTRA 장교가 비공개 장소의 비밀회의실로 불려가 이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하며 그 장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케인 의장은 이 DTRA 장교와 또 다른 익명의 구성원이 정보기관과 협력해 포르도 시설에 대해 연구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15년 넘게 이 장교와 그의 동료는 이란의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인 포르도라는 오직 하나의 표적에 몸과 마음을 바쳤다”고 말했다.

케인 의장에 따르면, 이 두 DTRA 직원은 포르도 주변 지질학부터 그 시설에 도착하는 건설 자재 및 기타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수년간 연구해 현장을 모델링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그는 “그들은 잠을 잘 때도 말 그대로 이 표적에 대한 꿈을 꿨다”고 말했다.

미국이 핵시설을 공격한 후 이란 쿰 인근 지하 포르도 연료농축시설 전체를 보여주는 6월 22일 위성 이미지│Maxar Technologies/Handout via Reuters/연합

포르도 시설 연구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이끈 DTRA 직원 두 명은 이란의 요새화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미군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곧 확인했다.

그들은 산업계 및 전술 전문가들과 협력해 GBU-57을 개발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들은 이후 수년간 포르도 시설만을 위해 이 폭탄을 시험했다.

케인 의장은 “그들은 시험을 반복했다. 수백 번의 시험 발사를 완수했고, 하나의 목적을 위해 포르도 시설과 극도로 유사한 표적을 만들어 실제 크기의 GBU-57을 여러 번 투하했다. 우리의 목적은 바로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이 표적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GBU-57이 특정 표적을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포르도 시설에 투하된 각 폭탄이 전체 임무에서의 역할에 상응하는 ‘고유한 충격 각도, 착탄, 최종 방향, 신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GBU-57 실사격 시험 외에도 케인 의장은 대형 벙커버스터 개발 프로그램에 광범위하고 복잡한 컴퓨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초기에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박사학위 소지자도 매우 많았다. 우리는 조용히 그리고 비밀리에 미국 내에서 슈퍼컴퓨터의 최대 사용자였다”고 말했다.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포르도에 대한 미국 폭격기 공습은 이란의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도 표적으로 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의 일부였다.

포르도 시설 공격을 맡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들은 지하 시설과 연결된 일련의 환기갱에 GBU-57 폭탄을 투하하라는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받았다. 포르도 시설 공습에 앞서 미군은 이란이 공격당할 것에 대비해 시설을 더욱 요새화하기 위해 환기갱에 콘크리트 뚜껑을 설치하는 등 현장에서 막판에 진행한 작업을 관찰했다.

케인 의장은 포르도에 투하된 첫 번째 무기가 포르도 환기갱을 보호하는 콘크리트 뚜껑을 제거하도록 구체적으로 설계됐다고 했다. 그는 이후 2, 3, 4, 5번째 무기들이 갱 안으로 진입해 초당 1000피트 이상의 속도로 지하 복합시설 안으로 파고들어 폭발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공군 장병들이 2023년 5월 2일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GBU-57, 즉 대형 관통 폭탄을 살펴보고 있다.│U.S. Air Force via AP/연합

케인 의장은 6번째 폭탄은 처음 5개 중 하나가 의도된 효과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예비 무기’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의 실제 피해 평가에 관해서는 군이 아닌 정보기관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숙제를 채점하지 않는다. 정보기관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번 작전을 계획, 실행한 군이 이번에 사용한 무기에 대해 잘 알고 각 무기가 의도된 대로 작동하는 것이 관찰됐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첫째, 무기들이 적절히 제작되고, 시험을 거쳐 장착됐다. 둘째, 무기들이 정확한 속도 및 관련 변수들에 맞춰 투하됐다. 셋째, 모든 무기가 의도된 표적과 의도된 조준점으로 유도되었다. 넷째, 무기들이 설계된 대로 작동했다. 즉, 폭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폭격기 편대를 호위하며 폭탄의 폭발을 지켜본 미국 전투기 조종사가 “이것은 내가 본 가장 밝은 폭발이었다. 말 그대로 대낮 같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이 6월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포르도 연료농축시설 공격에 사용된 GBU-57A/B 대형 관통 폭탄(MOP) 폭격 시험 영상을 기자들과 함께 시청하고 있다.│Andrew Harnik/Getty Images

다른 표적들을 노리는 다른 팀들도 있다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이후, 케인 의장은 다년간 포르도 공습을 준비한 DTRA(국방위협감소국) 장교 두 명을 만나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케인 의장은 그 중 한 명이 “이 일을 실감하지 못하겠습니다. 이 팀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이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헤그세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스라엘 원자력위원회, 이란 외무부,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 등의 성명서를 읽어 내려갔는데, 이들 모두 6월 21일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케인 의장은 폭격 임무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 기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앞으로 미국의 잠재적 적대국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규정했다.

그는 “전 세계 우리의 적대국들은 포르도의 경우처럼 다년간 표적을 연구하고 있는 다른 DTRA 팀원들이 존재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