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에 야심 품고 항만 건설 러시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진출과 영향력을 심화하려는 시도가 계속 가속화하는 가운데, 베이징은 최근 외교 및 무역 행사에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의 항만시설 건설을 자축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CCP)이 자금을 지원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와 밀접하게 겹치는, 아프리카 내 중국의 입지 강화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부채 부담, 자원 착취, 환경 피해를 가속화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ACSS)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32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78개 항만을 건설,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운영되는 231개 상업 항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ACSS는 3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에서 중국이 건설 또는 운영하는 항만은 34개에 불과하다고 비교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경제학자 데이비 J. 웡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의 항만 프로젝트가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다른 사업들, 주로 철도와 고속도로 인프라, 그리고 산업단지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중국공산당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글로벌 질서 재편, 자원 접근권 확보, 무역로 확보라는 베이징의 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의 ‘글로벌 비전’
6월 11일 중국 남부 후난성 창사에서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25주년 기념 및 제4회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박람회 리셉션이 열렸다. 다음 날 무역박람회가 개막했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여러 아프리카 국가의 외교장관들, 우간다 총리 로비나 나반자와 라이베리아 부통령 제레미아 크판 쿵을 포함한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가 참석했다.
이들 행사에 대해 중국 국영 언론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항만을 건설하는 중국의 능력을 자랑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를 위한 혁신적 개발 모델’이라는 중국공산당의 슬로건을 반복하고, 아프리카가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의 “글로벌 비전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전했다.
웡은 ACSS 보고서를 바탕으로 서아프리카에 35개, 동아프리카 17개, 남부아프리카 15개, 북아프리카 11개로 중국의 항만 프로젝트가 서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과 기니만의 해안을 확보함으로써 중국은 석유, 가스 및 기타 자원을 중국으로 수송하는 핵심 항로를 장악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세계 광물자원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석연료가 풍부하다. 중국과 함께 아프리카는 또한 배터리와 기타 첨단기술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방대한 희토류 원소를 보유하고 있다.
ACSS에 따르면 중국은 직접 자금을 조달하여 항만을 건설하고, 나아가 아프리카의 10개 항만에 대해서는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차이나머천츠그룹의 자회사인 차이나머천츠포트홀딩스는 전액 출자한 자회사를 통해 토고의 로메컨테이너터미널 지분 50%를 인수해 로메항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로메항은 건설 당시 서아프리카 유일의 심해항이었다.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의 레키 심해항을 건설한 중국항만공정회사는 54%의 지분과 16년간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레키는 서아프리카 최대이자 가장 분주한 항만 중 하나다.

2023년 2월 3일 라고스의 이베주 레키 항만 단지 내 다목적 레키 심해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Pius Utomi Ekpei/AFP via Getty Images/연합
‘일석삼조’
웡은 아프리카 동부 지역의 중국 항만 개발이 인도양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의 글로벌 해운 항로를 강화하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글로벌 무역과 에너지 수송의 핵심 해상 요충지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INDSR) 전략자원연구소장 쑤쯔윈은 에포크타임스에 아프리카에서의 중국공산당의 항만 전략은 베이징의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일석삼조”라고 묘사했다.
쑤는 “경제적으로는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자재를 수입한다. 니켈과 구리 같은 금속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필요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략 계획”이라며, “투자는 베이징과의 부채 관계를 형성하고, 이는 다시 중국의 실질적인 외교 영향력을 강화한다. 결국 항만들은 인민해방군의 해군 보급과 정박 기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경쟁과 지배
아프리카에서 지배적인 세력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중국의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글로벌 외교력을 약화시키는 목적도 달성한다.
웡은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가져오는 민간-군사 이중 파급효과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원 확보, 무역 시스템 정착, 안보상 요충지 통제를 긴밀하게 통합하며, 아프리카 지역 안정과 글로벌 지정학적 경쟁 모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동아프리카 지부티항에 단 하나의 해외 군사기지만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개설된 이 기지는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 홍해 남쪽 입구에 위치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해운 항로를 통제하고 있다.

2018년 7월 4일 지부티의 도랄레 다목적항 옆에 위치한 중국 군사기지 건물들│Yasuyoshi Chiba/AFP via Getty Images/연합
지부티항은 중국공산당의 일대일로 계획이 만든 소위 부채 함정의 교과서적 사례가 되었다. 웡은 지부티의 대중국 부채가 GDP의 8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항만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대규모 투자가 “현지 정부들이 핵심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만들었다”며 “심각한, 주권과 안보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중국 경제 활동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나 환경을 희생시키고 자원을 추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중국-아프리카 협력에서 근로 조건은 매우 열악하다.
아프리카 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는 2022년 아프리카 6개 국가의 중국 기업들을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지만, 중국 기업들의 착취적인 노동 관행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방위포럼매거진 4월 15일 기사는 “아프리카 연안에서 중국 해군의 존재감 확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어업권에 재앙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기사는 “중국의 원양어선들은 이미 서아프리카 연안 전체에서 어족 자원을 약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쑤는 “이는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개발 모델이 보여주는 또 다른 착취 형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지역 무장단체들이 계속해서 중국 소유 기업들을 공격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아프리카 시민이 착취당한다고 느끼며 보복으로 중국 근로자들과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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