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보기관 “중국산 미사일 전구체 다수, 제재 이후 이란 반입”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중국 항국에서 선적 중인 화물선 | AFP/연합 中, 미사일 추진제 원료 2000톤 공급…UN 대이란 제재 위반
중국이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를 공급하며 이란의 군비 재건을 지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UN)이 재개한 대(對)이란 제재의 울타리를 중국이 넘나들며 밀수업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서방 정보기관에 따르면 관련 물자 운송망은 극도로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이미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과 기관 다수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은 29일(현지시간) 복수의 유럽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9월 말 유엔이 ‘신속 제재 복원’(Snapback) 절차를 발동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에서 이란 남부 아바스항으로 과염소산나트륨이 반입됐다”고 전했다.
과염소산나트륨은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의 주요 전구체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 추진제의 주성분인 과염소산암모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미사일 기술 확산을 방지하는 국제협의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통제 대상 중 하나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펜타닐 전구체를 수출하고, 이란에는 미사일 연료 전구체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하며 테러지원국의 면모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첫 화물은 지난달 29일부터 도착하기 시작했으며, 총 2000톤 규모에 달했다. 2000톤의 과염소나트륨으로는 약 1920톤의 과연소산암모늄을 생산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미사일 추진체 26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12일간의 교전 이후 이란이 중국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한 물량으로, 고갈된 미사일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수출에 관여한 중국 기업과 물자 운송을 담당한 화물선은 모두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유엔이 이번에 재개한 대이란 제재에는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 금지’ 조항이 포함돼 있으며, 회원국은 이란이 해당 체계를 개발할 수 있는 자재 제공을 차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연료 및 추진체 생산에 필요한 원료도 이 제재 범위에 포함된다고 지적한다.
CNN은 선박 추적 데이터와 선원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분석해, 중국 항만에서 이란으로 과염소산나트륨을 운송한 화물선들의 항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당국이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또 한 번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다수의 선박이 중국과 이란을 여러 차례 왕복했으며, 이들 선박의 선원들은 이란 이슬람공화국해운(IRISL) 소속으로, 정기적으로 항해 중 경유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증거’를 남겼다.
이 가운데 미국의 제재를 받은 ‘MV 바슈트’호는 지난달 15일 중국 주하이항을 출발해 9월 29일 아바스항에 도착한 뒤 다시 중국으로 복귀했다. 이란 남부에 위치한 아바스항은 페르시아만과 맞닿은 이란 최대의 항구도시다.
‘브라진’호 역시 비슷한 항로를 따라 아바스항에 도착했다. 지난 2일 중국 가오란항에서 출발해 16일 아바스항에 입항했으며, 닷새 후 다시 중국으로 향했다. ‘엘리아나’호는 지난달 18일 장강 유역 항만에서 출항해 이달 12일 아바스항에 입항했다.
서방 정보에 따르면 ‘MV 아타반드’호 역시 10월 12일 중국 류헝(六橫)항을 떠나 아바스항에 도착했으며, 자동식별장치(AIS)를 꺼 행적을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 안보당국은 “이란으로 과염소산나트륨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그림자 선단(dark fleet)’이 존재하며, 복수의 페이퍼컴퍼니가 얽혀 있다”고 밝혔다.
이 작업에는 표면상 합법적 기업으로 보이는 업체들도 연루됐다. 그중 두 곳은 지난 4월 미국이 제재한 기업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대신해 탄도미사일 추진제 원료를 조달한 네트워크의 일부”로 지목됐다. 관련 기업 대부분은 중국 다롄(大連)에 기반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초에도 중국 기업들은 과염소산나트륨 1000톤을 이란에 공급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란의 오랜 동맹으로 민간기업을 이용해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사들이고 군수 물자를 지원하며 서방의 제재에 역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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