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창당 이래 최대 위기 직면한 국민의힘…22대 총선·21대 대선 ‘고배’

2025년 06월 03일 오후 11:34

국민의힘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직면했다. 지난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시작해 6·3 대통령 선거에서 연거푸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10분 안팎으로 주요 당직자들이 자리를 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두 자릿수대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저희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나경원 위원장은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당내 다소 혼란으로 인해 저희가 뒤늦게 선거를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 터진 각종 이재명 후보의 본질을 알려주는 악재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고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난 20대 대선 후 굵직한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당을 추스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당 쇄신 과정에서 주류 세력인 친윤석열계와 비주류 세력인 친한동훈계 간 주도권 다툼이 극심할 것으로도 점쳤다.

실제 국민의힘은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탄핵 반대 당론 무효’를 놓고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친윤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윤상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김용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주장하자 “우리 당의 뿌리와 정체성이라는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탄핵 찬성’ 입장을 견지해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며 “우리 당의 정체성은 불법계엄옹호가 아니라 불법계엄저지”라고 반박했다.

김문수 후보 조직특보를 맡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대선 전부터 정치권에선 우리 당을 향해 ‘대선이 아닌 차기 당권에 눈이 멀었다’는 말이 나왔다”며 “정치권에 떠돌던 그런 말들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선 현역 의원들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