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예매 끝났는데…“메가박스, ‘중국 인권’ 다룬 영화제 상영 일방 취소”

메가박스, 락스퍼국제영화제 사전 고지 없이 일방적 취소
극장 관계자, 영화제 측 문의에 “정치적 영화제” 답변만
출품작 감독 “정치와 무관…대만 개봉 때도 중국 외압” 반박
메가박스 동대문점이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두고 상영 예정이던 모든 작품의 상영을 전면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제 측은 29일 저녁, 개막 하루 전인 이날 메가박스 측으로부터 사전 고지 없이 전면 상영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메가박스 동대문은 올해로 5회를 맞은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의 공식 상영관으로, 중국 인권 문제를 조명한 영화가 다수 상영될 예정이었다.
상영이 예정돼 있던 작품은 레이먼 장 감독의 다큐멘터리 ‘국유장기·State Organs’와 ‘시대혁명’ 등으로, 특히 ‘국유장기’는 5월 31일 오후 3시 30분 상영분 전석(총 89석)이 매진된 상태였다.
메가박스 동대문 관계자는 영화제 측의 항의에 대해 “정치적인 영화제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관련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내용을 파악했고, 내부 검토 끝에 상영 취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메가박스 본사의 공식 입장이나 해명은 29일 밤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 ‘국유장기’의 감독 레이먼 장은 “이번 작품은 정치와는 무관한, 인간성과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다룬 영화”라며 “한국에서의 갑작스러운 상영 취소는 중국 공산당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대만에서도 이 영화의 상영 당시 수백 통의 협박 편지를 받고, 온라인 여론 조작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영화제 측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허은도 총감독은 “메가박스의 이번 결정은 표현의 자유와 예술에 대한 명백한 억압”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도 진실은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묻고, 끝까지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자세로 끝까지 대응할 것이며, 예술가와 관객들과 굳건히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국유장기’는 중국에서 공산당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강제 장기적출 실태를 다룬 작품으로, 중국 특유의 ‘국유기업’에 빗대 일반 국민의 신체 기관(장기)마저도 자기 소유가 아니라 국가에 의해 약탈당할 수 있다는 비극적 상황을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실종된 가족을 찾는 두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절망 속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는 이들의 용기와 희망을 담아냈다.
현재 메가박스 예매 사이트에서는 해당 영화들의 정보가 모두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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