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감세 법안 하원 예산위서 좌초…공화당 내부 갈등 표면화

2025년 05월 17일 오전 11:51

감세 자체에는 공화당 강경파도 이견 없어
반대표 던진 의원들 “재정 지출 삭감 더 강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던 대규모 감세 및 지출 법안이 16일(현지시각) 하원 예산위원회 표결에서 부결됐다. 이로써 공화당 지도부가 계획했던 다음 주 본회의 상정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는 이번 법안을 “거대하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이라 부르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입법으로 강조해 왔다. 법안에는 감세와 이민 단속, 국경 보안, 에너지 정책, 국방 예산, 부채 한도 인상 등이 폭넓게 포함됐다.

그러나 트럼프가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당내 반대파 설득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표결로 법안은 예산위원회에서 16대 21로 부결됐다. 공화당 내부의 이견이 여전히 뚜렷하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예산위원장 조디 애링턴 의원은 표결 직후 “오는 일요일(19일) 밤 10시에 재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원 의장 마이크 존슨은 ‘메모리얼 데이(5월 27일)’ 이전에 하원 표결을 마치고,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트럼프 서명까지 마무리하는 일정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예산위 표결에서는 최소 4명의 공화당 재정 보수주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은 법안에 포함된 ‘바이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속 친환경 보조금 관련 조항이 점진적으로 폐지되는 점을 문제삼았으며, 해당 보조금은 즉시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와 관련된 제한 조치가 2029년부터 시행되도록 유예한 조항도 비판을 받았다.

반대표를 행사한 텍사스주 공화당 하원의원 칩 로이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메디케이드 조건 강화는 지금 당장 시행돼야 하며, ‘그린 뉴딜 사기극’은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 뉴딜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추진했던 탄소 저감 중심의 경제 전환 정책이다.

향후 공화당이 내부 합의에 도달한다면, 19일 재표결에서 법안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이미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법안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상·하원 간의 추가 협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