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4월 29일(이하 현지시간), 거의 모든 국가에 최소 10%의 관세를 도입한 지 4주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미시간의 블루칼라 노동자들 앞에 섰다.

그는 “정치인들이 수십 년 간 디트로이트를 파괴하고 베이징을 건설하도록 방조했다. 지금 여러분은 마침내 백악관에 노동자들의 대변자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첫 임기 이후 트럼프는 특히 자유무역과 세계화에 관한 공화당의 정통 노선을 깨뜨렸다. 그의 “미국 우선” 의제의 핵심은 고율 관세와 보호무역 정책이다. 이를 옹호함으로써, 그는 놀라운 새로운 군중을 당으로 끌어들였다. 바로 노조 노동자들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 숀 스틸은 공화당이 노동계급의 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한 일은 정말 흥미로운 것이다. 그는 컨트리 클럽 출신 중산층 공화당원들에게 노동계급과 함께 일하고 협력하도록 가르쳤다. 그런 일은 120년 동안 일어나지 않았다”고 짚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베테랑 당 관료인 그는 이를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부른다.

그는 “우리 당은 노동계급 남성들 사이에서 민주당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때 공화당은 농부들, 상인들, 목장주들, 그리고 노동계급 사람들을 함께 품고 있었다. 트럼프는 그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부는 트럼프가 한때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공화당(Grand Old Party)을 재편했다고 말한다. 그는 감세, 규제 완화, 에너지 생산 증대와 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을 관세, 트럼프Rx(정부가 개입한 약값 인하), 민간 기업의 정부 소유권과 같은 좌파적 정책과 결합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을 단일 이데올로기로 규정하는 것을 피한다. 그는 이를 “상식적인” 해결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당원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전 트럼프 경제 고문 스티븐 무어는 “트럼프가 보다 정통적이고 자유시장 지향적인 보수 정책에서 벗어난 영역들이 있다”고 말했다.

무어는 트럼프의 규제 완화, 에너지 정책, 감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칭찬하며, 이를 경제에 대한 상당한 부양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관세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다.

역사적으로 공화당은 자유무역을 지지했고, 민주당은 보호무역을 선호했다.

무어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트럼프까지 공화당은 일관되게 자유무역을 지지해 왔으며, 이는 미국에 큰 혜택을 주었다. 그는 현재의 관세가 없다면 미국 경제가 최소 0.5%포인트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무어는 또한 베이징의 행태를 고려할 때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는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이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을 고립시키려면 다른 모든 국가들을 함께 참여시켜야 하므로, 캐나다 같은 국가들을 불필요하게 적대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스틸은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관세가 일시적이기를 바란다. 문제는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자유무역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대규모 보조금과 노예 노동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왜곡하는 중국 같은 국가들을 지적했다.

트럼프의 무역 의제는 기업들과 주정부들로부터 법적 도전에 직면했다. 11월 5일, 대법원은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의 합법성에 대한 변론을 진행했다.

트럼프는 11월 6일 대법원이 그의 관세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다면 국가에 “재앙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정에서 패소할 경우 그의 무역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대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정책의 새로운 시대

1월 취임 이후 트럼프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부문에 대한 정부 개입을 확대해 왔으며, 이는 산업 정책의 중대한 전환이다.

그의 행정부는 반도체 거대 기업 인텔, 희토류 생산업체 MP 머티리얼즈, 광물 채굴업체 트릴로지 메탈즈, 그리고 네바다에서 세계 최대 리튬 광산 중 하나를 운영하는 리튬 아메리카스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방 정부는 또한 일본 닛폰 스틸과의 합병 협정의 일환으로 US 스틸의 “황금주(golden share)”를 취득,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승인권을 갖게 되었다.

또한 트럼프는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 및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와 수익 분배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를 새로운 형태의 국가자본주의로 본다.

자유지상주의 싱크탱크인 경쟁기업연구소(Competitive Enterprise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 존 벌로는 트럼프의 일련의 규제 철폐 조치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기업 지분 취득과 같은 그의 개입주의 정책은 “그의 좋은 정책들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2008년 금융위기 기간 동안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하의 연방정부도 부실 은행과 자동차 회사들의 지분을 매입했지만, 그것들은 일시적 조치에 불과했다.

벌로는 정부가 어떤 기업의 소유주가 되면 경쟁사들을 표적으로 삼고 해당 부문을 불공정하게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을 무시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한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9월 24일 뉴욕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핵심 원자재에 대해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부문에 대한 정부의 지분을 계속 확대할 것인지 질문을 받자, 그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투자 결정을 민간 자본에 맡기는 것을 선호하지만, 미국 내 핵심 광물 자원 개발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투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국에서 무언가를 채굴하는 것을 너무 어렵게 만들어서 새로운 광산을 거의 개설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것을 바꾸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TrumpRx의 탄생

또 하나의 전례 없는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주요 제약회사들과 약값 인하를 위한 일련의 합의를 도출했다. 이 합의들은 5월에 시작된 트럼프의 최혜국 처방약 가격 정책의 결과로, 제약회사들은 미국의 약값을 다른 국가들이 지불하는 최저 가격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9월 30일, 트럼프는 또한 환자들이 웹사이트에서 약을 찾아 제조업체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TrumpRx.gov의 출시를 발표했다.이 웹사이트는 2026년에 개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미디언이자 해설가인 존 스튜어트 같은 일부 진보적 비평가들조차 이러한 정책들이 전형적인 공화당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10월 21일,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서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의 클립을 공유했다. 그 클립에서 스튜어트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에게 트럼프가 민주당이 기꺼이 하려는 것보다 더 많은 샌더스의 정책들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스튜어트는 “샌더스 혁명의 진정한 계승자는 트럼프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내 평생 가장 사회주의적인 대통령”이라고 감탄했다.

스튜어트가 “기업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정부에 세금 외에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내는 것? 그것은 버니 샌더스의 아이디어다. 정부가 의약품 판매에 관여하는 TrumpRx를 만드는 것? 그것도 버니 샌더스의 아이디어다”라고 말하자 샌더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샌더스는 “그렇다. 맞다”고 말했다.

새로운 유형의 외교정책

국내적으로 트럼프는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개입주의 정책을 사용한다. 그러나 외교 문제에서 그의 미국 우선 정책은 공화당이 수십 년 동안 지지해 온 개입주의에서 벗어난다.

이는 5월 걸프 국가들 방문 중에 더욱 두드러졌다. 트럼프는 중동에서의 국가 건설과 민주주의 촉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명시적으로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연설에서 그는 다른 나라들에게 “삶의 방식에 대한 훈계”를 하는 서구 개입주의자들을 조롱했다.

그는 “결국 소위 국가 건설자들은 건설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국가들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스틸은 중동에서의 트럼프의 연설을 “극도로 실용주의적”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는 부시 대통령 시절을 정의했던 군사 개입을 통한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신보수주의 비전에서 극명하게 벗어난 것이다.

스틸은 “현대화되지 않은 고대 부족 체제, 고대 문명이 우리의 민주적 가치를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거짓으로 판명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6월 트럼프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지적하며 그가 자신의 비개입주의 노선과 모순되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외교정책 전문가 마이클 월시에 따르면, 미국 우선 정책은 군사력 사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 우선 정책은 무력 사용을 신중하게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극도로 위험한 일을 했지만, 그는 그만한 대가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지리적 우선순위에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신보수주의와 달리, 미국 우선 외교정책은 서반구를 미국의 주요 초점으로 우선시하며, 그래서 “본토와 본토에 근접한 지역을 보호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이것이 행정부가 그린란드와 베네수엘라에 점점 더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다음은?

트럼프의 정책들은 한때 민주당의 중추를 형성했던 블루칼라 노동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2024년 선거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노동계급 유권자들(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를 56% 대 42%의 차이로 지지했다.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는 해리스를 66% 대 32%의 차이로 앞섰다. 그는 또한 2020년과 비교하여 노동계급 흑인 및 라티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득표율을 높였다.

미시간의 포드 로슨빌 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 이사야 고다드는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3대째 자동차 노동자인 고다드는 트럼프를 강력히 지지하지만 공화당에 충성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 민주당 후보가 유사한 정책을 옹호한다면 “절대적으로” 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일부 공화당원들에게 큰 문제다. 이들은 당이 미래에 노동계급 유권자들을 소홀히 한다면 트럼프 시대에 이룬 모든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다.

5월 아메리칸 스펙테이터가 주최한 만찬에서 연설하면서, 짐 뱅크스 상원의원(공화당-인디애나)은 블루칼라 노동자들과 트럼프의 강력한 유대가 공화당에게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급 유권자들은 2016년보다 훨씬 더 많은 지지로 2024년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뱅크스에 따르면, 2020년 선거에서 정비사의 79%, 소상공인의 60%, 미화원의 59%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보다 트럼프에게 기부했다.

공화당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미국 정치에서 진행 중이다.

스틸은 “민간 노조는 한때 이 나라에서 매우 강력했지만, 이제는 극소수를 대표한다. 과거 공공부문 노조는 미약했으나 지금은 그들이 거대해졌으며, 많은 주의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책과 친노동자 비전이 그의 임기를 넘어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스틸은 “우리가 대통령을 선출할 때마다, 우리는 좋든 싫든 대통령 지지세력이 된다. 이제 트럼프가 우리의 대통령이므로, 공화당은 사실상 트럼프의 당”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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