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미국산 제품 131개 슬그머니 관세 면제…400억 달러 규모”

2025년 05월 03일 오후 1:27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면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지도부인 공산당 당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항전을 외쳤지만, 수출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협상’으로 급선회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당국은 131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한다는 문건을 자국 기업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면제 대상은 백신, 산업용 화학물질, 제트 엔진 등이다.

이는 연간 수입액으로 따지면 400억 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의 약 24%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보복 관세를 발표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체 수입 규모의 약 4분의 1에 관세를 면제한 셈이다.

통신은 해당 문건의 출처가 불분명하며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6개 중국 기업이 문건에 기재된 제품을 면세로 수입할 수 있었다고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익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부인해 왔다. 미국 주재 중국 공산당 대사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과 미국은 관세에 대한 어떤 협의나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중국 공산당 간 무역 갈등에는 변화 조짐이 포착됐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중국이 고율의 관세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는 일종의 수입 금지 조치와 같다고 지적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에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그들에게 판매하는 물량의 약 5배를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는데, (미국의) 주문이 없으면 중국 측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후 중국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과의 무역 협상 가능성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입장이다.

중국 상무부가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면세가 필요한 제품 목록을 조사해 왔으며, 이 중 131개를 추려 면세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은 지난달 말부터 외신을 통해 흘러나온 바 있다.

미국은 지난달 초, 중국 공산당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총 145%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고, 공산당은 이에 반발해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경제 통계에 따르면, 수출량이 급감하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년 반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중국 당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하려 하고 있으나, 수출 감소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 오히려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 의존도가 심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