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탄핵’ 놓고 팽팽히 맞선 與野…여권 내부서도 의견 갈려

2024년 12월 06일 오후 2:34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에 반대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반대할 것을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박상웅 의원 등 발언자 대다수가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의원들도 대부분 민주당에 정권을 바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윤 대통령을 방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당의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탄핵에 반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두 번 연속 탄핵당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찬성 편에 섰던 중진 의원들은이번에도 무너지면 20년 동안 정권을 잡기 어렵다며 당시 결정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 정반대의 목소리도 적잖다.

국민의힘 내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오늘이라도 본회의를 열고 탄핵 표결해야 한다는 것인가’를 묻는 취재진 질의에 “그렇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그 행위 자체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재차 “대통령 직무 정지를 통해 국민의 편에 서느냐, 비상계엄을 내렸던 세력의 부역자가 되느냐의 선택은 정치인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부디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모두 국민의 편에 서는 정치인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을 공개 거론한 조 의원은 당내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리고 조경태 의원뿐 아니라 같은 날 한동훈 대표 입에서도 “대통령의 조속한 집무집행 정지”가 거론됐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독대할 예정이지만, 여당 내 형성된 탄핵 공감대가 수그러들긴 어렵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이날 오후 중으로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독대(獨對)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독대 자리에선 비상계엄 사태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 문제를 비롯해 정국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하지만 비상계엄 후폭풍이 거센 점에서 야권 주도로 진행되는 ‘탄핵 물결’을 현재 여권의 힘만으로 막기에는 부족하다”며 “대통령의 결단과 리더십이 어려운 형국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자신의 사적 이익과 권력 강화·유지를 위해 남용한 명백한 국가 내란 범죄 수괴”라며 “민주주의 선진국인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 특별 성명’을 발표하고 “위헌·불법 행위로 주권자의 생명을 위협한 대통령에게 한순간이라도 국정 운영을 맡길 수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직무에서 배제하고 그 직의 유지 여부를 우리 국민들의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