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남부 구이린 30년만의 대홍수…또 무통보 방류 논란

2024년 06월 22일 오후 1:14

현지인들 SNS에 “30분 전에야 알려주고 대피 명령”

중국 남부와 동부 지역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광범위한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완(大皖)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6월 중순부터 이어진 폭우로 남부 광둥, 광저우, 푸젠, 저장, 윈난, 안후이성과 광시좡족자치구 등에서 홍수와 토사 붕괴, 도로 유실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광저우성의 메이저우시에서는 기록적 홍수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으며, 약 9천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현지 당국에 집계됐다.

안후이성에서도 20일 쏟아진 폭우에 1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등 남부와 동부 전역에서 수백만 명 이상이 이번 폭우와 홍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 지역에는 ‘수묵화 같은 풍경’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계림)시도 포함됐다.

20일 중국 공산당 관영 CCTV에 따르면 구이린은 1998년 이후 최악의 홍수가 들이닥쳤다.

중국 남부 광시좡주자치구 구이린 홍수 2024.6.19 | NTD

전날 오전 구이린시 당국은 1급 홍수 응급 경보를 발령했는데, 주요 하천 수위는 경보 수준보다 2.55m 높은 148.55m로 치솟아 1998년(148.4m)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도심 지역은 단수와 정전, 침수 사태가 벌어졌으며 불어난 물에 고립된 주민 수십여 명이 구출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 침수된 기차역과 병원, 어른 가슴까지 차오른 홍수 속에서 걷는 시민 등 수해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게시물이 다수 확인됐다.

이번 수해와 관련해 중국 언론들은 ‘기록적인 폭우’를 강조하고 있으나, 소셜미디어에서는 “당국의 통보 없는 댐 방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웨이보에서는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통보 없이 상류에서 댐 방류가 이뤄졌다”, “30분 후 물을 방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현재 당국 발표를 종합하면 이번 남부와 동부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수십 명 정도인데, 너무 많은 것”이라며 “단순히 비가 많이 온다고 수십 명이나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린이는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는 ‘통보 없는 댐 방류로 피해가 컸다’는 주장 쪽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며 “사실상 30분 안에 도심에서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통보 없는 댐 방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하류 지역이야 어떻든 상류 댐이 위험해지는 것만 피하면 된다는 당국자들의 무책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