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6개월 공들여 ‘부정적’ 정보 수집
중국계 기자, 전직 관계자 선별적 접촉
미국 대표적 진보매체로 손꼽히는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공연예술단체 ‘션윈(Shen Yun)’을 상대로 공격적인 보도를 기획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본지 영문판 취재 결과에 따르면, NYT 취재진은 공연단 전 관계자들을 선별적으로 접촉해 션윈에 관한 부정적 진술을 요청하는 등 지난 6개월 가까이 션윈 흠집내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해왔다.
NYT 마이클 로스펠드 기자와 중국계 니콜 훙 기자는 전직 단원 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잘못된 기술 지도로 인한 부상’이나 ‘혹사 여부’ 등을 물었으며, 예술단 단원들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션윈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현직 단원들과 그 가족, 코치들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이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전문적 도움을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YT가 이메일에서 문의한 내용은 예술단과 무관한 이야기들이라고 전했다.
훙 기자 등 NYT 취재진은 몇 년 전에 예술단을 떠난, 션윈에 불만을 가질 만한 극소수 사람을 선별적으로 접촉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공연단 부대표 천 잉의 견해다.
그는 “공정한 보도를 위해서라면 현직 단원이나 연출가 등 여러 사람을 인터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NYT가 한쪽 말만 듣거나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해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단원의 한 가족 역시 “(션윈) 공연을 보면, 무용수들이 션윈을 좋아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자녀를 션윈에 보내기 전에 모든 거주 환경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NYT가 션윈을 저격하려는 배경은 확실치 않다. 다만, 이번 움직임이 션윈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중국 공산당(중공)의 의도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션윈은 세계 공연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티켓 파워를 유지해 왔고, 2006년 창단 이후 10여 년이라는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국제적인 명성을 일궈냈다.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 콩그레스, 호주 시드니의 임페리얼코트 극장, 영국 런던의 이벤팀 아폴로 극장 등의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수준을 인정받는 세계 정상급 공연장에 거의 매년 10회 이상 공연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입증해 왔다.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공연 시장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4분의 1로 줄어든 지난 2020년에도 션윈은 무용 분야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 공연 주최 측에 따르면 이는 중공의 방해로 서울의 주요 공연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일군 성과다.
연합뉴스가 국내 최대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2020 공연 결산’을 인용한 2021년 2월 기사에서 “스테디셀러인 ‘션윈 2020 월드투어’는 창원 공연이 2위, 울산 공연이 4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예술단의 유명세가 올라갈수록 중공의 교란과 방해도 심해졌다. 중공은 현지 외교관을 통해 공연장이나 지방정부에 대관 계약을 거부하거나 취소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션윈 단원의 중국 내 가족을 위협했다.
지난해 5월에는 화교 인사로 위장한 중공 공작원들이 미국의 세무 공무원을 뇌물로 매수해 션윈을 방해하라고 사주한 사실이 밝혀져 미 연방수사국(FBI)에 검거된 사건도 있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 불특정 인물에 대한 암살 위협 게시물과 AR-15 소총 장전 영상을 올렸다가 FBI의 수배를 받게 된 한 중국계 남성은 션윈 단원들의 연습장 인근 지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중공은 션윈에 대해 하나의 공연단 수준이 아니라 중공이 중대한 이슈로 여기는 ‘문화적 주도권’이 걸린,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방, 정치, 종교, 언론 분야 인사들로 구성된 ‘현존위험위원회: 중국(CPDC)’ 소속 린샤오쉬 박사는 “문제의 핵심은 션윈이 중공의 정권 수립 이전, 중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공은 전통문화를 파괴한 후 뿌리내릴 수 있었기에 전통문화가 되살아나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 션윈은 그러한 중국의 전통문화를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션윈이 중공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평론가 리닝은 “중공은 전 세계인에게 호감 가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소프트파워 확대를 시도해 왔다”며 “이를 위해 중국 전통문화를 내세웠으나 션윈에 주도권을 빼앗겨 방해 공작을 벌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닝은 한류를 예로 들어 “중공은 한한령으로 한류를 목조르려 했으나, 오히려 한류는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현재 세계인을 사로잡으며 아시아 대중문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션윈은 고전예술, 공연 분야에서 중공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가 경제적 이익을 내세운 중공의 통일전선 전술에 예전의 저널리즘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공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010년대부터 NYT,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체제 선전 내용을 담은 기사형 광고를 내고 수백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공은 옹호하고 미국은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와 사설을 싣고, 중국 지도부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는 광고 게재를 거부하는 등 중공의 환심을 얻으려 한 행보도 거론된다.
미국의 잘못은 날카롭게 파헤치는 NYT가 중공의 가장 심각한 인권 탄압은 외면한다는 증언도 있다. NYT 전 기자였던 디디 커스틴 타틀로우(Didi Kirsten Tatlow)는 2016년에 몇 가지 단서를 잡고 중공의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조사하려 했지만 회사 편집자들에게 저지당했다고 2019년 한 국제조사위원회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한국 에포크타임스는 이번 사건에 대한 상세한 분석 기사를 곧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