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위협, 매우 심각한 수준…중국·러시아·북한이 배후” 美 보안당국

잭 필립스
2024년 02월 16일 오후 1:5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6일 오후 1:59
P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 선거 시스템에 대한 외부 세력의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매체 스테이트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FBI의 티모시 랭건 수석부국장은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위협이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랜섬웨어 등 악성 프로그램을 통한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 유권자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당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AI) 기술이 미국 내 여론을 조작하는 데 쓰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에릭 골드스타인 수석부국장은 미국 선거 시스템을 노리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중국, 러시아, 북한을 지목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매우 위태로운 사이버 보안 환경에 처해 있다. 사실상 미국의 모든 것이 그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이클 애덤스 켄터키 주무장관은 지난달 주 의사당에 폭발물 위협 전화가 걸려 왔음을 알렸다.

그는 매체에 “다행히도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주 의사당이 큰 혼란에 빠진 바 있다”며 “이번 사건이 올해 일어날 일의 신호탄이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 국가안보국(NSA)과 FBI, CISA는 얼마 전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청문회에서 “중국 해커들이 유사시 미국의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킬 수 있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이 에너지, 수도, 교통, 통신 등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겨냥하고 있다”며 “그들은 정치, 군사 관련 목표물만 노리지 않는다.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악성 소프트웨어를 활성화해 미국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의 각 주정부가 거의 동시에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당국자들은 ‘로보콜(Robocall)’ 등 AI 기술을 활용한 악의적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로보콜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미리 녹음된 음성 내용을 들려주는 것으로, 주로 스팸 전화에 쓰인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가짜뉴스 유포, 여론 조작 등으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로보콜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달 미 뉴햄프셔주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낸 로보콜이 유권자들에게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그 직후 FCC 내부에서는 로보콜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고, 이번에 만장일치로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폴 나카소네 NSA 국장은 “미국 선거 시스템을 노리는 중국의 악성 소프트웨어를 찾아내 대응하는 것이 현재 NSA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만, 지금까지 그 어떤 외부 세력의 위협도 미국 선거 시스템의 무결성을 위태롭게 하지 못했음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인들은 우리의 선거 시스템을 신뢰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