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국무부, 中공산당의 전 세계적 탄압 실태 조명…인권보고서 공개

2025년 08월 13일 오후 5:18
2025년 7월 11일 촬영된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국무부 건물 외부 표지판. ⎟ Saule Loeb/AFP via Getty Images2025년 7월 11일 촬영된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국무부 건물 외부 표지판. ⎟ Saule Loeb/AFP via Getty Images

미국 국무부는 중국 정권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특정 대상을 위협하고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기대를 모아온 가운데 8월 12일(현지 시간) 공개된 국제 인권 보고서에서 미 국무부는 중국 공산당(CCP)의 캠페인이 공격, 괴롭힘, 해킹, 익명 협박, 대리인을 통한 위협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른바 ‘초(超)국가적 탄압’이라 불리는 중국 정권의 장거리 탄압 전술 피해자가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대상에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파룬궁(法輪功) 등 종교·정신 수련자, 반체제 인사, 외국 기자, 그리고 중국 밖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과 교직원 등이 포함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 국무부는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연구를 인용하며 중국 공산당이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정교한 초국가적 탄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때때로 다른 국가의 기관을 동원해 특정 개인을 중국으로 송환시키고 있으며, 이들은 귀국 후 박해를 당할 위험에 자주 놓인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 중 하나는 2023년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 발생했다.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며칠간의 행사 기간 중 중국의 대외 영향력 프로그램을 통해 동원된 시위대가 민주화 지지 활동가들을 공격했으며, 공격 수단으로 깃대와 화학 분사기가 사용됐다.

이러한 초국가적 폭력 탄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파장이 이어졌다. 지난 5월 미 법무부는 시진핑 방문에 항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인의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고 타이어를 훼손한 혐의로 남성 두 명을 기소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전직 잠입 요원 한 명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호주로 망명한 뒤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공산당 비밀경찰의 지시에 따라 여러 국가에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았던 15년간의 활동을 폭로했다.

‘에릭’이란 이름의 이 요원은 2024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관리하던 상관이 2021년 태국에 거주하는 파룬궁 수련자를 찾아내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해당 수련자는 신앙 탄압을 피해 중국에서 도피한 인물이었다. 상관은 임무를 지시하며 목표 인물의 아파트 이름과 위치가 표시된 사진, 그리고 그 인물과 가족의 사진 여러 장을 건넸다. 피해자인 리구이신은 이 사진들 가운데 한 장은 인터넷에 단 한 번도 게시된 적이 없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위협은 국제 언론계에도 미쳤다. 2024년 6월 한 프랑스 기자와 프랑스 영화제작자가 중국에 기반을 둔 번호로부터 위협 전화를 받았다. 이는 중국 반체제 인사의 강제 송환 시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직후였다.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이 암호화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들 기자의 그룹 채팅에 침입해 영화 공개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중국어 메시지를 보냈다.

2004년 12월 10일 중국 후베이성 홍산 교도소에서 감형 선고에 참석한 수감자들. ⎟ China Photos/Getty Images

이들 기자만이 중국 공산당 요원들에게 해킹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아이순(i-Soon)’ 등과 같은 중국 정부 후원 사이버 공격 단체들을 적발했는데 피해 단체에는 에포크 타임스, 서방 정부, 민간 단체를 비롯해 정보를 탈취하는 것이 중국 정권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타 기관이 포함된다.

초국경 억압 범죄는 미 국무부 보고서에서 ‘신체의 안전’ 항목의 주요 부분에서 강조됐으며 ‘생명’과 ‘자유’에 초점을 맞춘 다른 두 개 항목에서도 다뤄졌다.

보고서는 중국 신장 북서부 지역에서의 강제노동 문제도 다뤘다. 이 지역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 소수민족이 구금돼 있으며 중국 정권은 그들의 공동체 내 반체제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강제 실종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미 국무부는 또 전 중국 관영매체 편집자이자 칼럼니스트 둥위위(董郁玉)에게 간첩 혐의로 7년형을 선고한 사례와 함께 정치적 견해나 대중의 우려를 반영하는 사실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시민을 체포한 사례, 스웨덴 국적 출판인 구이민하이(桂民海)와 호주 국적 기자 양헝쥔(楊恒均) 등 중국계 언론인을 포함한 기자들의 구금 및 실종 사건, 그리고 외신 및 자국 언론 보도를 방해하기 위한 공격적 행위 등을 인용했다.

보고서는 수십 명의 정치범 명단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개신교 목사, 가톨릭 주교, 파룬궁 수련자, 티베트인, 위구르족, 인권 변호사, 학자 등이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인 2024년 한 해를 대상으로 작성됐다. 본문은 올해 3월 수정 작업을 거쳤다. 미 국무부는 이를 가독성 향상과 새 행정부의 입법 및 대통령 지침에 더 잘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성 정체성에 기반한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분량은 축소됐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