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이재명 첫 정상회담, 한미동맹 중대 분기점 될까

2025년 08월 13일 오전 11:40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연합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연합

전문가들 “전략적 유연성·동맹 현대화가 핵심”

오는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정상회담의 핵심 키워드로 ‘전략적 유연성’과 ‘동맹 현대화’를 꼽았다. 민감한 사안은 실무급 논의로 넘기고, 정상 간에는 동맹 강화와 지속적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경제 협력과 동맹 현대화의 기초를 재정의하려 한다며, 조선,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의 신규 투자를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비용 분담이나 주한미군 배치와 같은 이견이 회담의 잠재적 인화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로닌 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략적 분야에서 양국 간 대미 투자 확대의 공로를 인정받는 동시에, 정상 간 지속적 소통을 통해 분쟁을 해결한다는 원칙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그가 불확실성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중요성보다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는 성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기로 한 사실을 부각시키려 할 것이고, 전략적 유연성과 동맹 현대화가 이번 회담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주한미군의 대만 유사시 대응과 관련한 논의가 이견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 석좌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과의 외교 재개 시 한국과 협의하겠다는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 경제정책분석가는 이번 회담이 무역합의 후속조치와 관련한 투자 약속을 부각시키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상회담은 농업 현안부터 디지털 무역 문제까지 다양한 쟁점들을 명확히 설명할 기회”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안보를 하나로 묶는 패키지 협상을 제안하며 부담 공유를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운영 방식에 따라 동맹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게 회담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며 “이 대통령과 참모진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성과를 부각하고, 전략적 유연성과 안보 지출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랩슨 대리는 이 대통령이 무역·투자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오는 10월 APEC 경주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것도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정상이 각기 암살 시도를 겪은 공통 경험이 친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을 ‘진전되는 위협(pacing threat)’으로 간주하는 현 상황에서, 전략적 유연성과 동맹 현대화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주한미군의 일부 병력을 대중국 억제 태세로 전환하려 할 수 있다”며 “무기 현대화와 함께 병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은 북한을 억제하고 전시 대응이 가능한 수준의 주한미군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하고, 방위 공약을 재확인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구사항을 정상회담에서 모두 다루기보단 핵심 사안만 간명하게 논의하고, 나머지는 실무급에서 풀어가는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감을 쌓고, 한미 간 협의 틀을 견고히 하는 것이 향후 난제 대응에 유리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23년 체결된 ‘워싱턴선언’과 한미일 3국 정상합의의 이행을 구체화하는 성과가 도출될 경우, 이번 회담이 실질적 성과를 남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