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검열로 악명 높은 중국이 이번에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2’의 자국 내 상영판 결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게시 글, 관련 사진에 따르면 ‘중국판 미니언즈 2’는 주요 등장인물인 악당 ‘와일드 너클즈’가 경찰에 붙잡혀 20년형을 받는 것으로 종결된다. 이 밖에 와일드 너클즈와 손을 잡고 다른 악당들에 맞선 주인공 ‘그루’는 “가족에게 돌아갔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세 딸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로 인하여 중국판 상영 시간은 1분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말은 원판과 전혀 다르다. 원판에서는 죽은 척해 당국의 손에서 벗어난 와일드 너클즈와 그루가 함께 떠나면서 영화가 마무리되는데 중국판에서 권선징악을 담은 ‘교훈적 결말’로 수정된 것이다.
‘미니언즈 2’의 중국 내 배급사 화샤필름(華夏夏電影)과 차이나 필름(中國電影集團)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 놓지 않았다.
중국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영화를 검열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수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턴 주연의 1999년 영화 ‘파이트 클럽’ 결말에서 주인공이 폭발물로 마천루들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 경찰에 계획이 적발돼 주인공이 체포되고 폭파도 저지됐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다만 이러한 결말은 비판 여론이 일자 이후 원상 복구됐다.
20세기 폭스사가 제작한 2017년 작품 ‘로건’도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17분 분량이 잘려 나간 채 상영됐다.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노매드 랜드’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반중 발언이 조명된 후 중국 내 상영이 전면 취소됐다.
‘미니언즈 2’는 전 세계 59개국 박스 오피스 1위, 올해 국내 개봉한 외화 TOP 5에 오르며 장기 흥행 중이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제치고 221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근 3년간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흥행 1위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