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회 정보위, 中 위협에 신속 대응 촉구 보고서 발표
2025년 4월 12일 런던 의회 의사당 맞은편 기념품 가판대에 유니언잭 깃발들이 전시되어 있다. │ Jack Taylor/Getty Images/연합 영국 의회 정보보안위원회(ISC)가 최신 연례 보고서를 발표, 영국 정부가 경제적 이익 때문에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에 대해 “우물쭈물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원 및 상원 고위 의원들로 구성된 ISC가 12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3-2025 위원회 연례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러시아, 이란, 중국의 적대적 활동으로 인한 위협이 다면적이고 복잡하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압도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국가 정보 기구”가 영국을 표적으로 삼고 있어 영국 정부 기관들이 이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한 “중국의 ‘국가 총동원’ 접근 방식”을 강조하며, “중국 국영 및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학술 및 문화 기관, 그리고 일반 중국 시민들도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해외에서 중국의 스파이 및 간섭 활동에 동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SC는 보고서에서 영국 내 중국 공산정권의 침투 정도와 규모를 더욱 강조했다.
“중국이 영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의 상당 부분은 공공연하다. 그 통로는 중국의 경제력, 인수합병, 학계 및 산업계와의 교류 등이다. 그리고 중국은 그 규모와 야망, 역량을 동원, 영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
보고서는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 “중국은 영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광범위한 분야와 기관들을 표적으로 삼는 매우 정교하고 효과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의 많은 국가 기관과 범죄자들이 사이버 공격의 양과 규모,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기업 대상 사이버 침입은 향후 5년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위협의 출처는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 스파이 사건의 기소 취하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중국 공산정권이 영국 국가안보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MI5가 경고를 발하는 가운데 나왔다.
FIRS ‘강화 등급’에서 중국 제외
위원회는 영국의 2023년 국가안보법에 따라 시행된 외국 영향력 등록 제도(FIRS)의 운영과 구체적인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FIRS는 올해 7월에 발효되었으며, 현재 이란과 러시아만 “강화 등급”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이 왜 포함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회의 반복적인 질문에 대해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해 왔다.
ISC는 보고서에서 “위원회의 2023년 중국 보고서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중국이 가하는 위협의 정도, 특히 중국의 간섭 활동을 고려할 때 우리는 정부가 이 결정에 대해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ISC는 “안보와 경제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잡기 위해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영국 정부가 중국을 다룰 때 “안보 고려사항을 우선시하기를 꺼린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ISC는 “정부는 중국을 FIRS 강화 등급에 추가할지 여부에 대해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 위원회는 안보 우려가 경제적 고려사항에 밀려 간과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요소들을 고려했는지, 그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6일 런던에서 시위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런던탑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새 부지로 중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제안에 반대하고 영국 정부가 ‘홍콩 등 극동에서의 책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중국은 수년간 런던탑 바로 근처의 광대한 역사적 부지로 대사관을 이전하려고 시도해 왔다. │ Toby Shepheard/AFP via Getty Images/연합
안보 위협, 그리고 경제 협력
ISC 보고서 발표 2주 전인 12월 1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연례 로드 메이어 만찬(Lord Mayor’s Banquet)에서 연설을 하며 중국이 영국에 “국가안보 위협”을 가한다고 말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옹호하며 더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향후 대중국 정책에 대해 “이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금기로 들어설 것인가, 아니면 빙하기로 들어설 것인가 하는, 단순한 이분법적 선택을 거부하고, 한 나라와 협력하고 무역하면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셰라톤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 │ Stefan Rousseau – WPA Pool/Getty Images/연합
스타머의 발언에 대해 대만 난화대학교 국제학 및 경영학 교수 쑨궈샹은 12월 17일 에포크타임스에 “그러한 구도는 저위험 분야에서는 무역과 투자 채널을 열어두면서 고위험 분야는 차단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부연구위원 청즈퉁은 12월 18일 에포크타임스에 스타머가 안보 우선순위를 강조하면서 “정치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경제 문제에서 중국과 더 많은 협력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에 따르면, 스타머는 상호 경제 및 안보 이익을 공유하는 양국 간 “특별한 관계”인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중국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대응과 관련하여 주로 경제 및 무역 문제에 관한 사항을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은 “과거처럼 중국이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자로 규정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영국도 이러한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5년 9월 18일 잉글랜드 에일즈베리 인근 체커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트럼프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전 방문은 첫 번째 대통령 임기 중인 2019년에 이루어졌다. │ Leon Neal/Pool Photo via AP/연합
쑨 교수는 스타머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전면적 대결로의 완전한 전환이라기보다는 신중하게 조정된 ‘선별적 관여’ 방식의 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슷하게 평가했다.
영국 정부가 경제적 이익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도록 신속한 변화를 촉구하는 ISC 보고서에 대해 쑨 교수는 “영국의 안보 관련 조직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을 우선적인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자는 더 강력하고 주류적인 압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쑨 교수는 영국 정부의 최근 움직임과 압력을 고려할 때 영국의 중국 공산정권에 대한 정책이 “전반적으로 반드시 더 강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안보 관련 법 집행과 경제 안보 분야에서 선별적으로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정부가 사이버 활동을 이유로 중국 소재 기업들을 제재하는 것, 의회가 정부에 안보보다 경제적 이익을 앞세우지 말라고 점점 더 세게 압력을 가하는 것 등이 그 사례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ISC 보고서와 관련, “국가안보는 정부의 제일 우선적인 의무”라며, “우리는 ISC의 독립적 감독과 그들의 면밀한 조사를 높이 평가한다. 이 보고서는 영국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기관들이 매일 수행하는 필수적이고 복잡한 업무를 강조한다. 정부는 영국과 세계의 이익에 뿌리를 둔 일관되고 장기적이며 전략적인 접근 방식으로 영국의 대중국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나이튼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12월 15일 왕립국방연구소에서 연설하며 점점 더 위험해지는 세계 정세를 이유로 더 많은 영국인이 “나라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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