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환율 1480원대 돌파…당국 대응에도 ‘별무효과’

2025년 12월 17일 오후 8:58
1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28p(1.43%) 오른 4,056.41에, 코스닥은 5.04p(0.55%) 내린 911.07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8원 오른 1,479.8원으로 마감했다. | 연합뉴스1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28p(1.43%) 오른 4,056.41에, 코스닥은 5.04p(0.55%) 내린 911.07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8원 오른 1,479.8원으로 마감했다. | 연합뉴스

강달러·외환 수급 불균형, 당국 개입에도 상승세 지속

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국내 외환 수급 불균형이 겹치면서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에도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주간 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1479원대에서 마감했다. 장중에는 1482원 선까지 오르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1480원대는 외환시장의 주요 저항선으로 인식돼 왔다.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속되는 달러 강세가 꼽힌다.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긴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됐다.

국내 요인으로는 외환 수급 불균형이 지목된다. 수입 결제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달러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이를 상쇄할 만큼의 달러 공급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 기조를 보이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안정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과 체결한 외환스와프 계약을 활용하는 등 달러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단기적인 환율 상승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물가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기업들의 원가 부담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시점을 전통적인 금융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환율이 추가로 변동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환율이 1500원 선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