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발화’ 中 보조배터리 로모스, 결국 6개월간 조업 중단

‘폐업설’ 부인 사흘 만에 발표… 직원들 “출근하고서야 알았다” 분통
중국의 대표적인 보조배터리 브랜드인 로모스(ROMOSS)가 생산 및 업무 중단을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잇따른 발화, 폭발 등 제품 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 조치와 소비자들의 대량 환불 사태 속에서 폐업설이 나돈 지 며칠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로모스는 6일 새벽 1시경, 전 직원에게 발송한 공문에서 “시장 환경 변화와 사업 발전 필요에 따라 2025년 7월 7일부터 6개월간 공장 가동과 사무 업무를 전면 중단(셧다운)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근무 복귀가 요청되는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전 직원은 일괄적으로 휴직 처리하고 한 달간 정상 급여를, 이후 지역 최저임금의 80% 수준으로 생계비만 지급하기로 했다. 사회보험과 주택 적립금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계속 납부된다.
이번 발표는 폐업설을 부인한 지 3일 만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3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회사는 정상 운영 중이며, 폐업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소비자와 협력사, 파트너들을 위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사흘 만에 셧다운 공지를 내놓은 데다 특히 대다수 직원들이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꺼져가던 폐업설에 다시 불이 붙은 양상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로모스 보조배터리 발화 장면이라며 게재된 영상 | 웨이보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일부 직원은 5일 회사 사무실에 개인 물품을 가지러 갔다가 출입카드가 정지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20일 넘게 연속 야근하고도 결국 버려졌다”며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로모스는 중국 시장에서 보조배터리 분야 1위 업체이지만 최근 잇따른 발화, 폭발로 브랜드 신뢰도가 급락했다.
베이징 지역 대학들은 발화 사고가 속출하자 화재 방지 차원에서 교내 로모스 보조배터리 반입을 금지했으며, 앞서 3월에는 중국 항저우를 출발한 홍콩항공 여객기에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로모스 보조배터리 발화로 화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로모스는 2023년 6월 5일부터 2024년 7월 31일 사이 생산된 약 49만 대 제품을 자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과열로 인한 발화 위험이 있으며, 극단적 상황에서 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개 사과했지만, 소비자 환불 및 제품 반품 문제는 원활히 처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발표 이후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다 ‘배터리 팽창 현상’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제품은 저렴했지만, 품질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로모스는 2012년 3월 13일 설립된 디지털 주변기기 전문 기업으로, 차량용 충전기, 전원 어댑터, 데이터 케이블 등을 생산해 왔으며 2만mAh 보조배터리 분야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품질 논란, 대규모 리콜, 대응 미숙, 경영진 교체 등이 잇달아 겹치면서 결국 6개월간 생산과 운영을 멈추는 초강수까지 두게 됐다. 당분간 로모스의 정상화 가능성은 불투명하며, 업계에서는 사실상 폐업 수순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