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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글로벌 자본이 중국을 외면하는 이유와 베이징이 막을 수 없는 이유

2025년 11월 25일 오전 10:07
2025년 10월 30일, 한국 김해 공군기지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ndrew Caballero-Reynolds/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10월 30일, 한국 김해 공군기지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ndrew Caballero-Reynolds/AFP via Getty Images/연합

2025년 3분기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은 다시 한번 감소세를 보이며, 중국 경제가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 속에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해당 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순유입은 85억 달러에 불과해 전 분기 대비 51%, 2022년 1분기 정점 대비로는 무려 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초에 잠시 반등 조짐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상호주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외국 자본 유입은 다시 크게 위축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ODI)는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 내내 강세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2021~2022년에 순유입을 기록하던 중국의 전체 직접투자 수지는 2023년부터 완전한 순유출 구조로 전환됐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자본 시장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이 이제는 고위험 환경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는 베이징 지도부에게도 예상치 못한 충격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시진핑 중국공산당 체제 아래에서 나타난 세 가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극단적인 대응이다. 2022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자, 베이징은 강경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특히 2022년 4월 상하이 전면 봉쇄는 중국 경제의 핵심 공급망을 크게 흔들었고, 외국 기업의 현지 운영을 사실상 마비시키며 장기적인 신뢰도까지 훼손했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공산당이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외국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국가안전부가 ‘간첩 색출’을 공식적으로 촉구한 데 이어, 여러 외국계 기업 사무소가 기습적인 압수수색과 직원 구금 사태를 겪었다. 여기에 기업 활동 전반을 국가 통제 아래 두는 새로운 법들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중국 내 외국 기업 환경은 더욱 악화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깊은 회의와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요인은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공산당의 러시아에 대한 은밀한 지원은 서방의 경계심을 크게 높였고,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전략적으로 연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동시에 중국이 이 기회를 틈타 대만해협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러한 긴장 고조는 중국과 서방 간의 전략적 대립을 심화시키며 글로벌 자본 흐름의 지형을 변화시켰다.

이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베이징이 2023년 이후 내놓은 ‘외국인 투자 안정화’ 조치들은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외국 자본의 이탈과 중국 내 자본 도피 흐름은 중국공산당이 막을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중국 지도부는 이제 자신들이 직면한 경제 위기를 완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2026~2030년을 다루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는 정책 방향과 국제 환경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과거 세 차례 계획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중요한 전략적 도전의 시기”라는 표현이 이번 계획에서 조용히 삭제된 것이 대표적 변화다. 그 핵심 이유는 중국과 미국 간 국가 역량 비교에서 현실적인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는 ‘동방이 상승하고 서방이 쇠퇴한다’는 서사 속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월하려 했던 야망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의 GDP 규모는 미국 대비 비율이 2021년 77%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4년에는 64%까지 떨어졌다. 2023년 이후로는 중국 경제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주의 관세’ 부과는 베이징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하기까지 1년 넘게 갈등과 협상을 반복했지만, 중국은 합의 이행을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다른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식 합의를 성급히 추진하기보다는, 연속적인 협상을 통해 ‘임시 휴전’을 연장함으로써 중국을 지속적인 불확실성 속에 묶어 두고 있다. 이 전략은 베이징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이 임시 합의의 조건을 제대로 준수하는지를 계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지난번 무역전쟁의 초기처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할 수 없게 됐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