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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대행 사의 표명…‘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

2025년 11월 12일 오후 6:33
출근하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 연합뉴스출근하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 연합뉴스

항소 포기 결정 놓고 검찰 내부 집단 반발 획산…독립성 논란 재점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사법연수원 29기·대검찰청 차장검사)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7월 심우정 전 총장의 사퇴로 직무대행을 맡은 지 4개월여 만이다.

대통령실은 노 대행의 면직안이 제청되면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퇴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싸고 검찰 내부 반발이 확산되면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사업자 김만배 씨 등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일부 무죄가 선고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내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의견을 들은 대검 지휘부가 항소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검 연구관과 부장검사, 일선 검사장들 사이에서 노 대행의 사퇴 요구가 잇따랐다. 노 대행은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했을 뿐 결정은 대검의 판단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내부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항소 포기로 인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돼 2심에서 형량이 가벼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팀이 제기한 항소 의견이 묵살된 데 대한 조직적 반감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노 대행의 사퇴로 검찰은 ‘직무대행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향후 새 총장 인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검찰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와 외부 수사지휘 간의 균형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항소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결국 조직 수장의 사퇴로 이어지면서, 검찰의 신뢰 회복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