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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 “계층상승 어렵다”…기대-현실 괴리

2025년 11월 11일 오후 5:59
성인 71% "노후 준비 중"…10명 중 6명은 "계층상승 어렵다" | 연합뉴스성인 71% "노후 준비 중"…10명 중 6명은 "계층상승 어렵다" | 연합뉴스

소득·소비 인식 개선, 사회적 사다리 체감 여전히 낮아
노후 ‘자력 준비’ 확산…고령층 72% “자녀와 따로 산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계층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긍정적인 시각이 소폭 늘었지만,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과 소비 인식은 개선됐고, 노후 준비율은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중 본인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을 낮게 본 비율은 57.7%로 2년 전보다 1.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높다고 본 응답은 29.1%로 2.7%포인트 늘었다. 자식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도 “낮다”는 응답이 54.1%, “높다”는 응답이 29.9%였다.

계층별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스스로를 상층이라 인식한 응답자 중 45.2%가 자식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중층은 33.7%, 하층은 21.6%로 내려갈수록 비관적인 인식이 강했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층’으로 평가한 비율이 61.6%로 가장 많았고, ‘하층’은 34.6%, ‘상층’은 3.8%에 그쳤다.

반면 소득과 소비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19세 이상 가구주 가운데 내년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7.0%로 2011년 이후 최고치였다.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늘었다는 응답은 21.5%, 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17.7%로 줄었다. 생활여건이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40%였다.

소비생활 만족도는 24.6%로 2년 전보다 3.4%포인트 높았다. 19~29세 연령층의 만족도가 31.5%로 가장 높았으며, 40대 이상에서는 불만족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재정이 악화될 경우 가장 먼저 줄이겠다고 꼽은 지출 항목은 외식비(67.2%)였고, 의류비(43.1%), 식료품비(40.4%), 문화·여가비(39.6%)가 뒤를 이었다. 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6.1%에 불과해 “교육비는 마지막까지 지킨다”는 인식이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후 준비율은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19세 이상 인구 중 노후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준비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1.5%로, 2011년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다. 노후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58.5%)이 가장 많았고, 예·적금(16.9%), 직역연금(8.1%), 사적연금(5.0%), 퇴직급여(4.1%), 부동산 운용(3.9%) 순이었다.

고령층의 생활 방식은 점점 독립적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자녀와 따로 산다는 응답은 72.1%로 2년 전보다 3.7%포인트 늘었다. 독립생활이 가능해서(34.6%), 따로 사는 것이 편해서(34.0%)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생활비 마련은 본인·배우자가 부담한다는 응답이 79.7%로, 자녀·친척(10.3%)이나 정부·사회단체(10.0%)의 도움보다 훨씬 높았다.

노후에 취미활동(42.4%)이나 여행·관광(28.5%)을 원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소득창출 활동(34.4%)을 하고 있다는 답변이 취미활동(32.2%)보다 많았다. 국가데이터처는 “고령층이 자녀나 사회보다는 스스로 노후를 책임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례 방식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화장 후 봉안시설 안치를 선호하는 비율이 36.5%로 가장 많았으며, 매장(묘지)을 선호하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매장 선호는 2015년 12.6%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전국 1만9천 표본가구 내 13세 이상 가구원 3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가데이터처는 “경제지표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계층이동의 기대감이 여전히 낮고 노후 대비가 개인 책임으로 기울고 있다”며 “사회적 사다리 복원과 고령층 지원체계 강화가 향후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