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과 하마스, 평화 구상 1단계 합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 석방에 합의하며, 2년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향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며 “하마스에 여전히 억류 중인 인질들이 앞으로 며칠 안에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은 군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모두 우리의 평화 구상 1단계(Phase One of our Peace Plan)에 서명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는 모든 인질의 조기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합의된 선(line)까지의 철수를 의미하며,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당사국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다. 오늘은 아랍과 이슬람 세계, 이스라엘, 주변국들, 그리고 미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전례 없는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협력한 카타르·이집트·터키 중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마무리하며 성경 구절인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Blessed are the peacemakers)”를 인용해, 이번 평화 합의의 의미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저녁 폭스뉴스 ‘션 해니티 쇼’ 인터뷰에서, 가자전 종식 이후 전후 과도기와 재건 과정을 감독할 ‘평화위원회(Council of Peace)’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돌봄을 받을 것이다. 이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중동이 하나로 뭉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들의 석방 시점에 대해 “미국 시간으로 월요일쯤 모두 풀려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곳은 매우 끔찍한 상황이다. 인질들이 지하 깊숙한 곳에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인질이 월요일 귀환할 것으로 예상하며, 사망한 이들의 시신 또한 함께 송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평화 합의 소식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날”이라며 “내일 정부를 소집해 이번 합의를 비준하고, 우리의 소중한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인질 구출이라는 이 신성한 사명에 헌신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합의 발표 직후,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이번 협정 체결에 기여한 형제 국가들과 중재국들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카타르·이집트·터키의 중재 노력에 감사하며,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가자지구에서의 점령군 완전 철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합의의 보증국들, 그리고 모든 아랍·이슬람·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합의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회피하거나 지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합의를 이끌어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은 전 세계에 위대한 날(great day for the world)”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에서 전 세계가 하나로 뭉쳤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모든 나라가 함께했다. 오늘은 환상적인 날”이라며, “모두에게 아름답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질 석방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 20개 조항 중 첫 단계의 진전을 의미한다.
인질 교환은 향후 며칠 내에 이루어질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가자지구 또는 인근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평화안의 나머지 조항들에 대한 협상은 현재도 각국 중재하에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내각 구성원과 함께 ‘안티파(Antifa) 관련 회의’를 주재하던 중 전해졌다.
회의 도중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회의실로 들어와 대통령에게 쪽지를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메모를 읽은 뒤 기자들에게 “중동에서 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 곧 나를 필요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중 “이번 주말 중동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 이집트로 갈 것이다. 지금 모든 당사국이 그곳에 모여 있고, 그 점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표현 그대로 ‘라운드(rounds)’를 돌며 필요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집트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간접 협상의 주요 중재국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협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집트에는 하마스를 포함한 모든 아랍 및 이슬람 국가 대표들이 참여해 평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와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며, 현재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아마 일요일에 출발할 것 같다. 약간 빠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일정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가자 평화 구상’으로 불리는 20개 조항의 중동 평화안을 발표했다.
이 구상에는 ▲생존 및 사망 인질 전원 송환, ▲즉각적인 휴전,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 확대, ▲대규모 재건 사업,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평화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대화 추진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자 평화안
하마스는 10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20개 조항 평화 구상(20-point Peace Plan)’에 따라 모든 인질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안의 일부 조항을 수용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 외 조항 일부는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영상을 올려, 카타르·터키·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등 협상에 협력한 중동 국가들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마지막 세부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인질들이 부모 품으로 돌아오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를 중심으로 한 무장세력들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약 1200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또 25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혀갔으며, 현재까지 약 20명이 생존해 억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가자 평화안’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 이스라엘군이 합의된 선(line)까지 단계적으로 철수
• 가자지구 내 모든 군사 작전의 즉각적인 중단
• 종신형 복역 중인 250명과 2023년 10월 테러 이후 체포된 1700명 등 가자 주민의 석방
• 가자지구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또는 병합 금지
또한 평화안에는 명시적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병합하지 않는다(‘Israel will not occupy or annex Gaza’)”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전쟁 종식 후 일정 기간 동안 정치색이 없는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위원회’가 통치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새로 설립될 국제 감독기구 ‘평화위원회’의 관리·감독 아래 운영되며, 해당 기구의 의장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맡게 된다.
‘평화위원회’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한 저명 인사들이 포함될 예정이며, 추가 위원 명단은 추후 발표될 계획이다.
평화안은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수할 경우,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국가 수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경로”를 마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평화안에는 가자지구를 비(非)테러화하고, 향후 어떤 형태로든 안보 위협이 발생되지 않도록 만드는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내 적대행위가 완전히 종료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전면적 재건 및 인도적 지원이 즉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의 가자 평화 구상은 단순한 휴전을 넘어, 팔레스타인의 행정 개혁, 비무장화, 경제 재건 및 자치 기반 구축을 모두 포괄하는 ‘단계적 평화 로드맵’으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어떠한 통치 구조에도 참여하지 못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자 평화 구상’에는 “모든 군사 인프라-지하터널, 무기 제조시설 등-를 완전히 파괴하며, 어떤 형태로도 재건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가자지구 주민 중 누구도 강제로 이주당하지 않을 것이며,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떠날 수 있고, 원할 경우 자유롭게 돌아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0일 오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군의료센터를 방문한 직후, 중동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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