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유엔·EU, 중국에 저명한 코로나19 내부고발자 석방 요구

2025년 09월 23일 오후 4:28
2020년 12월 28일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법원 밖에서,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재판을 앞두고 한 경찰관이 기자들의 촬영을 막기 위해 카메라를 가리고 있다. ⎜ Leo Ramirez/AFP via Getty Images ⎥ Getty Images2020년 12월 28일 중국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법원 밖에서,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재판을 앞두고 한 경찰관이 기자들의 촬영을 막기 위해 카메라를 가리고 있다. ⎜ Leo Ramirez/AFP via Getty Images ⎥ Getty Images

유엔과 유럽연합(EU)이 중국 당국에 시민기자 장잔(張展·42) 석방을 요구했다. 장잔은 최근 다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장잔은 ‘시비를 일삼고 소란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2020년 말 그가 중국 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상황을 담은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을 때 적용된 것과 동일한 혐의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번 추가 선고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이번은 장잔이 같은 혐의로 두 번째 유죄 판결과 구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다. 우리는 그녀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한다.”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제러미 로런스는 9월 2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장잔에 대한 이번 판결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그녀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하며 중국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적법 절차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안니타 히퍼 유럽연합(EU) 집행위 외교·안보 정책 담당 대변인은 9월 21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EU는 베이징 당국에 장잔의 건강 상태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할 것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법원이 9월 19일 선고한 이번 형량은 장잔이 정식으로 체포된 지 1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내려진 것이다.

파리 소재 국제 언론 자유 옹호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올해 초 장잔의 건강 상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장잔이 장기간의 단식 투쟁 끝에 강제 급식을 당했다고 전했다.

2020년 1월 1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으로 의료진이 정체불명의 사스(SARS) 유사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STR/AFP via Getty Images

장잔은 중국 내 코로나19 발병 초기 상황을 외부 세계에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CCP) 정권에 의해 처벌받은 첫 중국 시민 중 한 명이었다.

2019년 말 중국 중부 도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공산당은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 봉쇄 속 삶, 실험실 유출 바이러스 기원설의 중심이 된 우한 연구소 상황 등 관련 정보를 모두 엄격히 통제해 왔다. 이는 당의 이미지에 해가 될 수 있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조치였다.

상하이 출신 전직 변호사인 장잔은 2020년 2월 우한으로 이동했다. 그녀는 병원, 격리 시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방문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수십 편의 휴대전화 영상으로 기록해 위챗과 유튜브 등 플랫폼에 업로드했다.

특히 팬데믹 초기 봉쇄 기간 중 발생한 혼란스러운 현장 상황을 담은 생생한 기록들은 사태가 통제되고 있다는 중국 공산당의 공식 발표와 배치됐다.

2020년 5월 장잔은 상하이 경찰에 체포됐고, 같은 해 12월 ‘싸움과 소란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다.

가족에 따르면 키가 약 183cm이던 이 여성은 수감 중 단식 항의로 인해 체중이 한때 40kg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변호사에게 경찰이 코로 튜브를 삽입해 음식물을 강제로 주입했으며 이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장잔은 2024년 5월 석방됐지만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3개월 만에 다시 체포돼 ‘싸움과 소란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정식 구금됐다.

2025년 9월 19일 장잔은 비밀리에 재판을 받았다. ‘자유 장잔(Free Zhang Zhan)’ 캠페인 조직자 제인 왕에 따르면 기소 내용은 지지자들의 X 계정에 게시됐으며, 장잔이 X와 유튜브에 남긴 발언이 “국가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를 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중국 담당 디렉터 사라 브룩스는 장잔이 “인권을 수호하려는 헌신과 꾸준히 침묵을 거부한 점” 때문에 중국 공산당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9월 22일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모호하고 과도하게 포괄적인 법을 개정하도록 압박받지 않고, 체계적으로 인권 수호자들의 자유를 박탈한 책임을 지지 않는 한, 중국의 인권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사회와 중국의 양자 관계 파트너들은 단순히 장잔과 부당하게 구금된 다른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압력을 행사해 그들이 반드시 풀려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