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시 주석과 통화 후 중국이 틱톡 거래 승인”

2025년 09월 20일 오전 6:20
2025년 9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 기지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Photo by Anna Moneymaker/Getty Images2025년 9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 기지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Photo by Anna Moneymaker/Getty Images

한미 정상, 경주 APEC서 만나기로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이 9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틱톡(TikTok) 매각 문제를 포함한 협상을 시작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날 통화가 베이징 시간 오후 8시 12분경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중국이 틱톡 매각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도 최종 합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통화는 매우 좋은 대화였다. 다시 통화할 것이며, 틱톡 승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다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 펜타닐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주요 사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했으며, 내년 초에는 내가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 간 통화 내용을 인용해, 중국 당국의 입장은 “기업들이 시장 규칙에 기반한 협상을 통해 중국 법규를 준수하면서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협상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주 초 미·중 무역 협상 대표들이 마드리드에서 만나 협상을 벌일 때 미국 측 대표를 통해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틀간 협상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조건을 제시한 덕분에 합의의 틀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9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젯밤 대통령과 통화했고, 그가 구체적인 지침을 주었다. 우리는 이를 중국 측 협상 파트너와 공유했다”며 “그의 리더십과 지렛대가 없었다면 오늘 협상을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9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이 무역 및 기술 분야에서 상당히 공세적인 요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틱톡 매각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중국적 특색’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베센트 장관은 “그들은 앱의 중국적 특색을 소프트파워로 간주하고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적 특색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중시하는 것은 국가안보다”라며 “소셜미디어 앱 때문에 국가안보를 희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외국 적성국이 미국 내 앱을 통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반발한 바이트댄스와 틱톡은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 매각 시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매각 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했으며, 이번 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시 연기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법률상 매각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 당국은 미국 정부의 틱톡 조사에 대응해 추천 알고리즘을 수출 통제 법규에 포함시켰으며, 이로 인해 해당 기술 매각에 사실상 통제권을 갖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틱톡을 인수하려는 미국 기업들이 이미 준비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세부 조건은 시진핑 주석과의 협상을 통해 확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틱톡 거래에 합의했다. 매우 큰 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틱톡에 지분을 유지할지, 바이트댄스가 핵심 알고리즘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행사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협상단은 마드리드 회담에서 미국 인수 기업에 알고리즘 사용권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측 무역 협상가 왕징타오 역시 기자들에게 “틱톡의 알고리즘과 기타 지식재산권 사용권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대중 강경파 의원들은 이번 합의가 법률상 매각 요건을 충족하는지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존 뮬러나르 하원의원은 CNBC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Squawk Box)’에서 “합의가 성사되길 기대하지만 여전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통제권 문제는 시진핑에게 있다.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있다는 사실은, 그 지도자가 직접 바이트댄스 매각 협상에 나섰다는 점만 보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알고리즘이다. 우리는 1억7천만 명의 미국인이 무엇을 보고 세상을 어떻게 인식할지 결정하는 문제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통제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시진핑과 어떤 대화를 이어갈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