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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시진핑 권력의 마지막 몸부림…조여드는 그물에 갇히다

2025년 09월 04일 오후 3:10
2025년 9월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의에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왼쪽)과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참석하고 있다. ⎢ Alexander Kazakov/Pool/AFP via Getty Images2025년 9월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의에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왼쪽)과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참석하고 있다. ⎢ Alexander Kazakov/Pool/AFP via Getty Images

최소한의 명목상 권력이나마 유지하기 위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투쟁은 8월 말에 접어들며 사실상 종국을 향해가고 있었다. 이미 중국 공산당(CCP) 당국이 그를 배제한 채 국가 운영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중국 공산당의 향후 행보, 그리고 경제 붕괴의 격동기 속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공산당은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이념적으로 경직되는 동시에 시장 개방에 한층 더 의존하게 될 것인가?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외국 세력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 애쓰는 가운데 과연 공산당 체제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시진핑의 마지막 저항은 8월 말에도 끝나지 않았지만 중국 공산당 내부의 반대 세력은 단호히 대응하며 그의 최후 지지자들을 하나둘 제거해 나가고 있었다. 다만 리창(李強) 총리, 차이치(蔡奇·중국 공산당 서기처 1순위 서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서열 5위, 당 중앙판공청 주임), 그리고 딩쉐샹(丁薛祥) 국무원 상무부총리 등은 시진핑 총서기가 권력을 되찾기 위해 막판 반격에 나설 경우 이를 지지할 수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고위직 인사들은 모두 시진핑 주석이 직접 기용한 측근들이며 그가 권력을 상실할 경우 사실상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공산당 원로들은 지난 8월 초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비공개 연례 회의에서 이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 상장을 지명해 필요할 경우 시진핑 총서기가 군 지휘 체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하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인 권력 이양 발표는 다소 완곡한 정치적 표현을 동반해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중전회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베이다이허 회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계획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시진핑의 ‘자발적 퇴진’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진핑의 반대 세력—특히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당 총서기,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공산당 최고 지도자를 지낸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한 인사들은 공산당 자체의 생존이 시진핑의 축출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여전히 시진핑을 대신해 개입을 시도할 수 있는 지지 세력도 일부 남아 있다. 양측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전선을 형성했으며, 어느 쪽에 누가 서 있는지도 드러난 상태다.

지난 7월 30일 열린 4중전회 일정 발표의 성격 자체가 사실상 시진핑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든 방식이었기에 그는 이미 당이 자신을 제거할 능력에 대해 확신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는 정치적 기반과 인민해방군(PLA) 내부 기반을 토대로 반(反)쿠데타를 시도할 수 있을지 저울질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생존 조건을 협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샤 상장은 군사적 측면에서 권력 이양을 실행할 특수작전팀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으며, 이를 위해 다시 불려 나온 퇴역 장군 류위안(劉源)이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는 시진핑의 신체적 자유를 더욱 제한하고 그의 가족까지 통제하는 조치가 포함될 전망이다. 조만간 시진핑의 해외 정상들과의 접촉, 그리고 국내 지지 세력과의 접촉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월 내내 그의 공개 활동은 이미 엄격히 제한돼 있었다.

이후 시진핑이 정상적인 지휘체계를 통해 인민해방군(PLA)과 보안 기관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최종적으로 차단될 예정이다. 그와 동시에 인민해방군이 언론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 중국의 향방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란 외형이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을까? 설령 그 껍데기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중국은 실질적으로 통일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1912년 청 왕조 붕괴 이후부터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 시대까지 이어졌던 군벌주의 시대로 사실상 회귀해 주요 군구(軍區)가 봉건 영지처럼 변모하게 될 것인가?

시진핑 이후의 공산당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정협 주석을 지낸 왕양(汪洋)이 당 총서기로서 이끌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그가 잠시나마 경제 회복과 민심 진정을 위한 안정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왕양(70세)은 아마도 과도기적 인물에 불과할 것이다. 시진핑(72세)보다 두 살 젊지만 여러 파벌이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일 뿐 중국 본토 사회 붕괴를 수습하는 역할 이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왕양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후춘화(胡春華·62세)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는 총리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장유샤가 조용히 물러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는 시진핑을 저지하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용기와 역량을 입증했으며, 이는 당 원로들조차 그의 도움이 없이는 수행할 수 없었던 역할이었다. 과연 권력 이양 이후 그의 영향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인가? 장유샤는 1세대 인민해방군 장군의 아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는 더 전략적으로 강력한 지위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즉 통상 당 총서기에게만 주어지는 자리에 오를 수도 있을까?

이미 현재 상황에서도 장유샤는 시진핑 이후 권력 구도의 ‘킹메이커’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그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발악을 벌이고 있는 시진핑 측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