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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베이징 군사 퍼레이드, 총사령관 누가 될지 아직도 ‘미스터리’

2025년 08월 27일 오후 4:55
중국이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한다. | 연합뉴스중국이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한다. | 연합뉴스

중국 인민들로부터 ‘자원과 인력의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9월 3일 베이징 군사 퍼레이드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지도부 내부의 격렬한 권력 다툼 속에서 퍼레이드 총사령관이 누구인지 알 수 없고, 또 아직까지 총사령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이 문제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사실상 군사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장유샤(張友霞)가 최종 승인권을 쥐었을 것이라고 본다. 또 중공 지도부 내 파벌 갈등으로 인한 돌발 사태에 대비해 이미 세 가지 비상 대응 방안이 마련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강력한 통제 속의 베이징 상황

퍼레이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톈안먼(天安門) 광장 주변 도로는 여러 차례 봉쇄됐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인터넷 접속도 차단된 가운데 당국은 반복적으로 현장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에게는 승객과 정치적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금지된 상태다.

이처럼 과도한 통제 조치와 침체된 경제, 시민들의 불안은 대중의 불만을 한층 키우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퍼레이드를 ‘공공 자원의 낭비’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현 상황에서 국고가 과연 이런 대규모 군사 행사를 감당할 수 있을지 회의론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퍼레이드는 “밤에 휘파람을 불며 용기를 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조롱 섞인 평가도 나온다. 즉,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보다는 오히려 ‘비무장 민간인을 겨냥한 정치적 힘 과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시진핑의 건강 변수와 장유샤의 그림자

분석가들은 최고 지도부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시진핑 주석이 9월 3일 톈안먼 성루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이날 시진핑은 관례에 따라 “동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진핑 대신 장유샤가 전체 사열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장유샤가 직접 사열을 맡는다면 이는 지도부 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실제 권력 이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유샤가 그런 결정을 내릴지는 불확실하며 만약 현실화된다면 정치적 후폭풍과 당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현재 시진핑은 과도한 정신적 부담과 병세, 과로로 인해 급격히 노쇠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를 더욱 무력하게 만든 존재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라는 이름 자체가 시진핑에게는 악몽이자 천적이며, 대만 문제에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8월 15일 알래스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단과의 인터뷰 도중에 “시진핑이 ‘당신이 대통령인 한 대만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내부 모두에 충격을 안긴 발언이었다.

총사령관 인선의 미스터리

관례상 베이징 열병식 총사령관은 중앙전구(中央戰區) 사령관이 맡는다. 현재 사령관은 왕창(王強) 상장, 정치위원은 쉬더칭(徐德清)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 7월 31일 국방부가 주최한 건군절 행사에 불참하면서 내부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8월 24일, 중공 해군 중령 출신으로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는 분석가 야오청(姚誠)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왕창 사령관이 위기에 처해 있으며 부사령관 리즈중(李志忠)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다른 전구 사령관이 파견될 가능성은 낮고, 유력 후보로는 장유샤의 측근으로 알려진 류전리(劉振利) 연합참모부 총참모장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쥔(董軍) 국방부 장관이 의례적 성격의 총사령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장유샤가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동쥔이 정치공작부 출신이라 계파적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야오청은 “세 차례의 예행연습이 이미 진행됐는데, 통상적으로라면 총사령관이 현장에서 직접 지휘·감독했어야 한다”며, 이번에는 누가 그 역할을 대신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만약 중앙전구 사령관 자리가 사실상 비어 있고, 장유샤가 전반적인 기획을 틀어쥐고 있다면 이는 시진핑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적 임명 지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복잡한 당내 파벌 갈등 때문에 베이징 군사위원회는 열병식 사령부 차원에서 세 가지 비상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시진핑이 직접 사열을 맡게 된다. 그러나 장유샤가 대리 사열을 한다면, 이는 시진핑이 건강 문제나 내부 갈등으로 불참한다는 의미다. 또 시진핑과 장유샤 간 갈등이 표면화될 경우에는 류전리 총참모장이 사열을 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행사 진행 문제가 아니라 당내 권력 구도의 미묘한 균형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번 인선 지연이 단순한 절차적 문제가 아니라 군 내부 주요 인사들의 급격한 붕괴와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시진핑 집권 이후 승진한 장군 79명 가운데 최소 26명이 해임되거나 해임설에 휘말렸다. 이는 전체의 30%를 넘는 수치다.

결국 이번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는 대외적으로는 군사력을 과시하는 ‘쇼’일 뿐, 내부적으로는 중공 군부가 겪는 심각한 권력 투쟁을 가리기 위한 불꽃놀이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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