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의 ‘미-러-중 3국 핵 군축 회담’ 제안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러시아∙중국 3국이 핵 군축을 위한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으나,중국은 8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이 제안에 찬물을 끼얹으며 이를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트럼프가 기자들에게 워싱턴과 모스크바가 핵무기 수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베이징도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지 이틀 후였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며, 일차적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5일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 주제를 제기했다. 그는 8월 15일에도 알래스카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군비 통제가 논의되었다며, 중국을 이 과정에 참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러시아와 중국과 함께 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비핵화이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 비핵화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러시아는 기꺼이 할 의향이 있고, 중국도 기꺼이 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핵무기가 확산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 핵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으로 더 잘 알려진 기존의 미국∙러시아 간 핵군축 조약은 2026년 2월 5일 만료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까지 포함시켜 핵군축을 논의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1987년 체결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2019년에 붕괴된 상황에서, 신START는 워싱턴과 모스크바 간 유일하게 남은 핵군비 통제 협정이다.
2011년 시작되어 2021년에 5년 연장된 이 10년짜리 조약은 양측이 각각 핵탄두를 1550개 이하로 배치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전략폭격기를 700기 이하로 배치하기로 제한했다. 또한 미사일 발사대와 폭격기의 총 수를 각각 800기 이하로 보유하기로 하고 광범위한 현장 사찰을 규정하고 있다.
후속 조약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러시아가 향후 협상에 NATO의 다른 핵무장 회원국들, 즉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시키기를 원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5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최소 6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2024년 약 500개에서 증가한 수치다. 프랑스는 약 29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은 약 225개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는 분석에서 “중국이 어떻게 전력을 구성하기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2030년대 초까지 러시아나 미국과 같은 수준의 ICBM을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2035년까지 최대 1500개라는 전망치에 도달하더라도, 그 수치는 여전히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보유한 핵탄두 규모의 약 3분의 1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도 중국을 핵군비 감축 협상에 끌어들이려 했지만, 그 노력 역시 중국에 의해 거부됐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담당자들이 2020년 6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신START 조약 연장 또는 새로운 조약 체결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당시 미국의 군비통제 대통령특사였던 마셜 빌링슬리는 6월 8일 베이징을 빈 회담에 초청했지만, 다음 날인 6월 9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이 초청을 거절했다. 빌링슬리는 회담 시작 전에 중국 국기가 놓인 빈 좌석들의 사진과 함께 “회담이 곧 시작되는데, 중국이 참석을 안 했다”고 트위터(소셜미디어 X로 개명)에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장 푸총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미국이 베이징의 동의 없이 중국 국기로 좌석을 표시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나중에 중국 국기가 전시되지 않은 사진을 게시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