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분석] 소림사 스캔들, 중국공산당의 종교 기관 장악 실태 폭로

2025년 08월 01일 오후 1:07
2017년 1월 28일 중국 허난성 덩펑의 소림사에서 중국 승려들이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소림사에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국기를 게양하도록 요구했다. │AFP/Getty Images/연합2017년 1월 28일 중국 허난성 덩펑의 소림사에서 중국 승려들이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소림사에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국기를 게양하도록 요구했다. │AFP/Getty Images/연합

7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쿵푸와 선불교의 전설적 발상지인 중국 소림사의 방장 스융신이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소림사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60세인 이 승려는 또한 “장기간에 걸쳐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최소 한 명의 사생아를 낳음으로써 불교 계율을 위반했다는 비난에도 직면해 있다.

하지만 중국 반체제 인사들과 내부자들에 따르면, 스융신의 사건은 특이한 사건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통제를 위해 종교 기관을 장악하려는 중국공산당(CCP)의 수십 년 된 정책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스융신은 불량 승려라기보다는 정권이 신중하게 양성한 요원에 가깝다.

신앙이 아닌 임명으로 된 ‘승려’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반체제 인사이자 해외화인작가협회 전 회장인 차이커펑은 1970년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를 회상했다. 중국공산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충성스러운 인재들을 중국의 종교 지도층 자리에 체계적으로 배치한 방식을 보여주는 일화다.

1973년 가을, 차이는 중국 광저우에서 병을 치료하며 회복 중이었는데, 한 여성 당 관리가 예상치 못하게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녀의 메시지는 중국공산당이 영적 깨달음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중국 전역의 사원과 교회에서 승려와 신부로 위장할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차이는 “육체노동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냥 외국 손님들을 맞이하기만 하면 된다”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중국공산당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외국인 방문객들의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권은 “문화적이고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종교 공간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마오쩌둥의 홍위병들이 잔혹한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중국의 역사적 사원들을 파괴하고 승려들을 박해한 지 불과 몇 년 후에 나온 이 제안은 초현실적이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차이에 따르면, 이 제안에는 당시 대부분의 대학 졸업생들이 받는 것보다 상당히 높은 급여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의 성격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머리를 삭발하고, 승복을 입고, 경전을 암송하고, 사원에서 채식을 해야 했다. 근무 외 시간에는 집에 가서 고기를 먹고 심지어 결혼도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비밀로 유지해야 했다.

전통적으로 중국 불교 승려들은 독신이며 엄격하게 채식을 한다.

당시 그 관리는 “당신은 혁명적 승려가 되어 정치적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권했다.

차이는 거절했다.

돈과 안정적 미래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의 어머니는 문화대혁명 때처럼 중국의 정치적 바람이 다시 바뀔 경우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없고 미신을 믿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나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을 탈출해 결국 뉴욕에 정착했다.

춤추는 방장들과 정치적 연극

차이의 증언은 7월 28일 중국 독립 논평가 장슈제가 묘사한 내용과 일치한다. 장은 1980년대 한 기자가 소림사보다도 더 유명하다고 알려진 유명 사찰을 방문해 방장을 인터뷰할 때 겪은 일을 회상했다. 기자는 방장이 자리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나중에 그들은 그가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춤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기자가 클럽에서 방장을 마주했을 때, 그는 양해를 구하고 가발을 벗고 승복을 입은 후 완전한 종교 복장으로 인터뷰를 했다.

장은 “이것이 영적 순수함을 주장하는 곳에서 스융신 같은 사람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정치가 모든 영역, 특히 종교에 침투할 때, 달리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결론지었다.

스융신: 신중하게 양성된 꼭두각시?

1965년생인 스융신은 16세에 소림사에 입문해 빠르게 승진했다. 22세에 사원 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고, 나중에는 소림의 글로벌 확장의 얼굴이 됐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거수기에 불과한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로 여러 차례 활동했으며, 정권의 정치•재계 엘리트들과 유대관계를 구축했다.

차이 같은 비판자들이 볼 때, 이런 급속한 승진은 우연이 아니다. 스융신은 수십 년 전부터 정권이 양성하기 시작한 ‘정치적 승려’의 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젊고, 교육받았으며, 충성스럽고, 종교적•정치적•상업적 이익을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이다.

차이는 “그가 당국과 거래를 한 후에 승려가 됐다면, 그가 당의 의지를 섬기고 있었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이자 허난성불교협회 회장인 소림사 방장 스융신(오른쪽)이 2017년 3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참석 후 인민대회당을 떠나고 있다. │Lintao Zhang/Getty Images

개인적 스캔들 이상의 문제

차이는 사원 자금의 오용과 여러 여성과의 관계 등 현재 스융신에 대한 일련의 혐의조차 순전히 개인적 비리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차이는 중국공산당의 관점에서 개인적 덕목은 사소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권은 오직 통제에만 관심이 있다. 따라서 진짜 스캔들은 그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그가 그런 비행을 저지를 수 있게 해주고 더 이상 정권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까지 수년간 그를 보호했다는 사실이다.

차이는 “더 넓은 차원의 문제는 스융신이 승려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가 아니라 애초에 누가 그를 승려가 되도록 허용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영적 안내자가 아닌 정치적 승려들

공산주의 정권하에서 중국의 불교 승려, 도교 신부, 기독교 성직자들은 모두 당국의 승인, 훈련, 감시 대상이다. 진짜 신앙인들은 중국의 거대한 지하교회 운동처럼 자신들의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지하로 숨어들 수밖에 없다.

종교 지도자들은 종종 정부 관리와 동등한 행정상의 계급을 가지며 이념적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들은 외국 대표단 접대, 당 선전과 홍보, 지역 신자들에 대한 보고의 임무가 있다.

차이는 “승려들은 오래전부터 행정적 직책의 한 형태가 됐다. 그들은 영적 수행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출근해서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 공작을 수행한다. 그들은 승려다. 맞다. 하지만 또한 정부 관리이자 사업 관리자이며, 궁극적으로는 정치 시스템의 도구다”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