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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군사위, 정치간부 쇄신 규정 발표…누구 겨냥했나

2025년 07월 23일 오전 11:55
시진핑을 제외한 중앙군사위 위원들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23.3.11 | 신화통신/연합시진핑을 제외한 중앙군사위 위원들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23.3.11 | 신화통신/연합

“권력 바뀌면 충성 대상도 바꾸라는 메시지…군 권력 개편 예고”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최근 새 규정을 발표한 가운데 시진핑 총서기의 군부 측근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독한 영향력’을 제거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진핑 잔존 세력을 청산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1일, 중앙군사위가 ‘유해 영향 전면 제거 및 정치간부 이미지·신뢰 재건에 관한 규정’을 제정·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총 7개 분야, 22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규정은 ‘군 정치간부가 정치적 충성심을 강화하고, 선도적으로 부패를 제거하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유해 영향’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문건의 실질적 표적이 시진핑의 군 최측근 인물들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시진핑은 주로 측근을 정치 간부직에 배치하며 군 장악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군 정치 간부(정치위원, 정치장교)는 장병들에게 마르크스-레닌주의, 시진핑 사상 등 공산당 이념을 교육하고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사상 감독관’이다. 군사 작전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사단장과 맞먹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 역사학자 리위안화는 “시진핑은 주로 측근을 정치 간부직에 앉혀 사상 감독을 빌미로 군을 통제해 왔다”며 “이번에는 오히려 중앙군사위에서 정치 간부들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며 역공격에 나선 셈”이라고 분석했다.

중앙군사위는 시진핑을 포함한 7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방부장(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던 리샹푸가 해임되면서 한 자리가 공석인 채 6명 체제로 유지돼 왔다.

올해 3월에는 군사위 부주석인 허웨이둥의 숙청설이 나돌았고, 6월에는 먀오화의 위원직 박탈이 공식화됐다. 두 사람은 모두 시진핑의 군 핵심 측근이었으며, 특히 먀오화는 군 정치 간부들의 수장인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다.

시사평론가 왕허는 ‘정치 간부들의 이미지와 신뢰를 재건한다’는 이번 규정의 겨냥점이 먀오화를 비롯해 시진핑의 군 측근들과 겹친다고 평가했다.

왕허는 “먀오화와 허웨이둥은 군의 정무 조직을 이용해 군사위 부주석 장유샤에 맞섰으나, 오히려 패배했다”며 “이번에는 오히려 장유샤 측이 정무 조직을 통해 시진핑 잔당을 숙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새 규정 발표는 시진핑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은 집권 이후 꾸준히 군 숙청을 단행해 왔다. 장쩌민 전 총서기 계파였던 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허우, 궈보슝을 숙청했다. 같은 장쩌민 계파이자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장양은 2017년 뇌물 혐의로 자택 연금 중에 목을 매 자살했다.

이러한 숙청 칼바람은 주로 기율 감사와 정치사상 단속을 통해 이뤄졌다. 정치위원, 정치 간부 등 군 정무 조직은 기존 세력 집단을 견제하는 수단이 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권력이 기울자 시진핑 자신의 측근들이 기율 위반으로 줄줄이 숙청당하고 있다.

왕허는 “시진핑이 의존했던 군 내 핵심 측근들은 사실상 모두 제거됐다”며 “새 규정은 시진핑의 남은 영향력을 군부에서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장유샤 측의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새 규정이 ‘새로운 권력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조치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리위안화는 “정치 간부들이 누구에게 충성해야 할지를 다시 각인시키려는 시도”라며 “앞으로 시진핑이 실각하거나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할 경우, 군이 곧바로 줄을 바꿔 설 수 있도록 사전 정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권력 구조 변동성에 대비해 당의 체제를 안정화시키려는 것이지만, 투쟁에서 밀려나면 곧 ‘유독한 영향력’으로 몰려 제거 대상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군 간부들을 위축시켜 당의 군 통제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