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인사이트 윈도우] 외부 압력에 따른 ‘예술 검열’ 현주소 ①

2025년 07월 20일 오후 4:06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과 허은도 감독이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과 허은도 감독이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5월 22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허은도 영화감독

*내용 인용 시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락스퍼국제영화제(SLIFF) 총감독인 허은도 감독을 모셨다. 영화제가 올해로 5회째 맞이했다. 어떤 영화제인지 소개해달라.

△허은도 영화감독(이하 허은도) = 락스퍼영화제 총감독 허은도다. 락스퍼 영화제는 2021년 당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제로 출범했다. 그러다 북한 인권만 다루면 프로그램이 한정적이라 전 세계의 다양한 인권을 다뤄보고자 해서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영화제는) 매년 북한 인권 영화를 메인 세션에, (또) 전 세계에서 큰 이슈를 일으킨 인권을 다룬다. 작년엔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뤘다. 올해는 중국 인권을 다루기로 했다.

▲추봉기 = 영화제 개막일이 5월30일이면 며칠 안 남은 것 같은데 예상하지 못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 건가.

△허은도 = 저희는 국제영화제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받아야 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라, 서울시에선 영화제 지원 공모 사업을 한다. (저희는) 올해 신청을 했으나 탈락했다. 20개 단체에서 지원을 했는데 2개 단체가 떨어졌다. 한 개 단체는 영화제라기보단 극장에서 상업적 영화 상영회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당연히 심사 대상이 안 됐다. 다른 하나는 우리 영화제였다. 너무 화가 나서 시에 가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떨어진 이유에 대해. (그러자 시에서) 몇 가지를 얘기하더라. 그런데 (시가 얘기한 게) 다 부실 심사였다. 작년에 ‘자부담률이 낮았다’는 얘기를 하던데 전혀 엉뚱한 자료를 가지고 심사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총 예산이 14억원(작년 15억원)인데, 이 예산을 골고루 나눠주면 되지만 2개 영화제 예산이 깎였음에도 예산이 더 나갔다. 특정 영화제에 최대 금액을 지원해주는 건 심사가 아니다. 이건 편파 지원이다. 실제 우리가 알아야 할, 정말 다뤄야 할 인권에 관한 영화제는 이렇게 핀셋으로 뽑듯 싹 뽑은 것이다. 결국 그들은 북한과 중국 인권을 얘기하면 싫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그래서 이 문제를 지금 항의하고 있다. (관련해서) 부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무슨 일인지 비서진 선에서 막고 있고, 이런 식으로 지원할 것 같으면 지원 사업을 없애는 게 맞다.

▲추봉기 = 아까 말씀 중에 ‘엉뚱한 자료를 가지고 심사했다’고 했다. 어떤 자료를 가지고 (시가) 심사를 했다는 건가.

△허은도 = 보통 영화제 신청서를 작성할 때 예산 지원금 프로테이지(백분율)하고, 또 자부담률, 우리가 어느 행사를 진행할 때 돈을 쓰는 자부담률이 있다. 이번에 분명히 (자부담률이) 10% 이상이 된다. 그런데 작년엔 6%뿐이 안 됐다는 것이다. 그 6%가 뭐냐면 (저희가) 작년 시에서 하는 다른 행사를 했다. 다른 행사에, 거기엔 자부담률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 서류를 제출했다. 왜냐하면 실적 보고서 목적으로 제출하는 것이라 그 서류를 보고 작년 영화제를 하면서 자부담률이 6%밖에 안 됐으니까. (그런데) ‘이게 가장 큰 이유다’ 이렇게 (시에서) 얘기를 한다. 이건 완전 부실심사다. 심사를 잘못한 것이다.

▲추봉기 = 심사할 때 해명을 요구하거나 해명자료를 내라는 얘기는 없었나.

△허은도 = 전혀 없었다. 심사가 왜 부실했냐면 심사위원이 8명인가 있었다. 영화제라는 건 전문적인 일이다. (하지만) 8명 중 1명이 영화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14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심사하는데 단 10분만에 결정했다. 20개 팀을 하루 만에 심사를 하는데.

보통 저도 심사를 다닌다. 저도 영화진흥위원회나 다른 공공기관 심사를 다니는데, 보통 심사하면 서류를 일주일 전 또는 열흘 전에 미래 보내준다. 그래서 재택 심사를 미리 한다. 그리고 심사 날짜에 심사일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고 해소하고 한다.

(그런데 서울시의 당시 심사 때) 어떤 심사위원은 PT자료를 보더니 “이거 작년 PT(발표자료)하고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저희는 작년에 심사 신청도 안했다”고. 우리는 (당시 심사가) 고의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영화제 주제 자체가 당신들이 싫은 것 아닌가” “예술이라는 건 중립적으로 예술적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이념이 들어가거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면 안 되지 않나” 등을 제가 얘기했다.

▲추봉기 = 중요한 말씀을 다 하셨다. 그런데 이번 영화제 관련해서 혹시 외부로부터 압박이나 협박 등을 받은 적이 있나.

△허은도 = 서울시 문제(예산 탈락)로 고민을 엄청하고 있었는데 (후원사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아침 일찍 갑자기 후원 로고를 다른 데로 옮겨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러죠’하고 옮겼다. 그러자 또 전화가 와서 “아예 빼달라”고 했다. (이어) 상영관에서 연락이 왔다. “특정 영화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런 정황들을 제가 잡고 있다. 영화제가 본래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공간’이라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을 분명히 저는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추봉기 = 영화제 시작 전 외부에서 협박이나 압박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나.

△허은도 = 당연히. 왜냐하면 ‘션윈 공연 사태’도 제가 잘 알고 있다. 특히 중공이 어떤 영화들을 싫어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전체주의 아니 공산주의다. 분명히 어떤 압박은 올 것이라고 제가 농으로 그런 얘기를 했었다. ‘나한테 제발 협박 좀 하고 테러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실제 여러 곳에서 전화를 받고 흘러가는 분위기들이 말도 안 되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자꾸 생겨서 여기가 지금 대한민국인지 대한중국인지 이해가 안 간다.

(또) 무슨 일이 있었냐면, 2021년 ‘시대혁명’이라는 홍콩민주화 영화를 다룬 시대혁명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를 깐느 영화제 조직위에서 제작비를 지원했다. 영화가 완성되고 깐느를 통해 공개해야 하는데 조직위 측에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보통 영화제를 하면 매일 데일리지(영화 가이드라인 무가지)가 나온다. 마지막 날 데일리지가 오후 7시쯤 발간되는데 폐막날까지 일언반구 한 마디도 없다가 폐막 당일 데일리지에 광고를 실었다. 아침 10시 ‘시대혁명 영화를 어디서 상영한다’고. 마지막 날 발표를 해서, 깜짝 상영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 영화를 저희 영화제는 2회 때 개막작으로 했다.

*허은도 영화감독과의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