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태양광 업계 ‘혹한기’…상장사 11곳 상반기 4조 적자

2025년 07월 16일 오후 1:54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하미 지역의 한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된 대형 태양광 패널들. 2013.5.8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하미 지역의 한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된 대형 태양광 패널들. 2013.5.8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

“산업 전반 초저가 경쟁의 늪에 빠져…공급과잉으로 수익성 붕괴”

중국 태양광 업계가 전례 없는 ‘혹한기’에 직면했다. 15일 발표된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 상장 태양광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주요 11개 기업이 합산 약 200억 위안(약 3조8천억원) 규모의 대량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 전반에 걸쳐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과잉 생산 억제’ 및 ‘내부 경쟁 완화’ 시도도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업계 대표주자들의 손실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태양광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퉁웨이(通威)는 상반기 순손실을 49억∼52억 위안으로 예고했다. 전년 동기(31억 위안)보다 크게 확대된 수치다. 2분기에만 23억∼26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TCL중환(中環)은 40억 위안대, 징아오(晶澳)테크놀로지와 룽지(隆基)그린은 각각 20억 위안대 순손실을 예고했다.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더라도 산업 전반의 수익성 저하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상위 기업들은 대규모 생산능력과 높은 고정비 구조 탓에 손실 폭이 중소기업 대비 훨씬 크다. 이는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압력이 더 큰 기업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 태양광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셰신(協鑫)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2.5억∼3.5억 위안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4천만 위안 흑자에서 급격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허성(合盛) 실리콘, 쥔다(鈞達), 솽량에코에너지(雙良節能)도 상반기 3억~6억 위안 손실을 예상했고 징윈퉁(京運通), 카이성신에너지(凱盛新能), 이징(億晶)태양광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전반의 손실이 일제히 확대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과 그에 따른 초저가 출혈 경쟁이 꼽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수요를 훨씬 초과한 공급량이 시장에 풀리며 웨이퍼, 셀, 모듈 등 전 산업군에 걸쳐 제품 가격이 생산원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일반화됐다.

기업들은 재고 부담과 현금 흐름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상위 업체일수록 고정비 부담이 커 손실은 더 확대되는 구조다. 일부 업체는 2분기에 들어 손실 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전체 업계는 여전히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생산량을 관리하고 출혈 경쟁을 규제하고 있지만, 중국 태양광 산업은 이미 과잉 생산 체제가 무너지는 국면에 들어섰다”며 “일시적인 구조 조정으로는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