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수천억 쏟아부어도 ‘10년 격차’ 못 좁힌 中 반도체…리소그래피 여전히 ‘백지’

2025년 07월 17일 오후 2:54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기술과 제조를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고도로 복잡한 분야, 특히 리소그래피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큰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사진은 2021년 3월 17일, 장쑤성 난퉁시의 한 반도체 공장 내부 | STR/AFP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기술과 제조를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고도로 복잡한 분야, 특히 리소그래피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큰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사진은 2021년 3월 17일, 장쑤성 난퉁시의 한 반도체 공장 내부 | STR/AFP

네덜란드 EUV 노광장비, 미국 주도로 대중 수출 차단
자금만으로는 극복 못 할 벽…반도체 커질수록 의존도 심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을 위해 10년간 66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핵심 기술 확보는 여전히 요원하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고급 장비 및 소재 등 핵심 영역은 여전히 외국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광학 리소그래피 분야는 최대 15년 이상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CSET(안보·신흥기술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반도체 장비 중 가장 복잡한 분야인 리소그래피 시장에서 2019~2024년 동안 사실상 점유율 ‘0’ 성장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현재 글로벌 리소그래피 장비 시장은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니콘이 시장점유율 각각 79%와 17%로 양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점유율은 고작 4%다.

ASML이 개발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로, 전기차부터 군사장비까지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는 일본·네덜란드 등과 공조해 중국공산당이 이 장비를 입수하지 못하도록 대중국 수출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ASML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리소그래피 분야에서 10~15년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EUV 장비 수출 금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도 최근 기사에서 중국 산업계 내부 반응을 전했다. 한 중국 장비업체 고위 관계자는 “SMEE 리소그래피 장비가 설치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설계 소프트웨어(EDA), 고급 재료, 화학적기계연마(CMP) 및 고도화된 원자층 증착(ALD) 등의 분야에서 중국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 중이다. CSET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DA 분야의 중국 국산화율은 11.5%, CMP 장비는 11%에 그쳤다. 미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60% 이상이다.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는 일본이 52%를 점유하며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EUV용 감광제(포토레지스트)는 아직도 중국에서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입 대체에 성공했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국산 장비 사용으로 인해 수율이 떨어지는 사례도 확인됐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와 메모리 업체 창신(長鑫)메모리 같은 주요 기업이 국산 장비 사용 후 품질 저하를 겪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빅펀드 3기’를 출범시키고, 광학장비·EDA 등 전략 취약 분야에 3440억 위안(약 66조원) 투자를 예고했으나, 업계는 단기간 내 격차 해소를 낙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중국제조2025’ 이후 반도체 자립을 명운을 걸고 추진해 왔지만, 핵심 기술에서 여전히 서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리소그래피와 EDA는 단기간 내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적 장벽으로 인해, 투입한 자금의 규모와 관계없이 오히려 의존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