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트럼프의 50% 관세 부과에 보복 경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7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대로 미국이 8월 1일부터 브라질 상품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브라질이 보복 관세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룰라는 자국 정부가 관세 인상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브라질이 경제 호혜법을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 방송사 TV 레코드에 출연, “협상이 실패하면 호혜법이 작동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50%를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50%를 부과할 것”이라며,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나는 내 것을 주는 걸 좋아하고, 받기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7월 9일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는 브라질의 비관세 무역장벽과 자이르 볼소나로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를 브라질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는 2022년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와 관련된 볼소나로의 재판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50% 관세가 “미국과 브라질 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낮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서한에서 “브라질 정부나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한다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7월 9일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사본을 게시한 직후, 룰라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성명을 게시해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관계는 불행히도 상호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미국이 “지난 15년 간 브라질과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서 410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은 독립적인 기관을 가진 주권 국가이며 어떤 형태의 간섭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브라질은 일방적인 관세 인상에 대해 무역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자국의 법률 시스템을 옹호하며 “쿠데타 계획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사법 절차는 전적으로 브라질 사법부의 관할에 속하며, 따라서 국가 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간섭이나 위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7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전체 상품 무역 규모는 약 92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은 다른 브릭스(BRICS) 국가들과 함께 추가로 10%의 관세를 받을 수 있다. 트럼프가 7월 8일 브릭스 회원국들이 국제무역의 주요 통화로서 미국 달러를 대체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2009년 설립된 브릭스는 처음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으로 구성됐다가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영입했고, 2024년에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까지 포함해 더욱 확대됐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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