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러-우전 격화 속 트럼프, 푸틴에게 실망…우크라에 무기 공급 재개

2025년 07월 10일 오후 1:02
2025년 7월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나란히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Evan Vucci/AP Photo/연합2025년 7월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나란히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Evan Vucci/AP Photo/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위한 국제적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모스크바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 변화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도시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집중적인 공격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표출되었다. 트럼프는 이 통화에서 어떤 진전도 없었다고 말했다.

푸틴은 전쟁 종료를 지지한다면서도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휴전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해 왔다.

이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방어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선의를 가지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때까지 모스크바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모스크바에 대한 백악관의 정책 전환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푸틴과의 통화가 전환점

트럼프는 7월 4일(이하 현지시간) 푸틴과 통화한 후 우크라이나에, 방어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통화는 트럼프가 1월 재집권한 이후 두 지도자 간 6번째 대화였다.

그러나 이 통화에서 휴전을 향한 어떤 진전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트럼프는 이후 기자들에게 대화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대화에서 푸틴이 휴전 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을 트럼프가 확신하게 만든 무언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푸틴에 대해 “그가 전쟁을 멈출 생각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화 몇 시간 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중 공격을 개전 이후 최대 규모로 감행했으며, 550개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투하되었다.

불과 며칠 후인 7월 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더욱 대규모의 공격을 개시했다. 이 공격에는 대부분 이란이 제공한 700개 이상의 드론과 10여 개의 탄도미사일이 동원됐다.

트럼프-푸틴 통화 이후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가졌으며, 젤렌스키는 이 대화를 “매우 중요하고 생산적”이라고 표현했다.

공개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추가적인 민간인 사상자를 방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를 강화하는 최선의 방안과 향후 공동 무기 사업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통화를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 늘릴 듯

트럼프는 이후 러시아 미사일 요격을 위한 키이우의 핵심 역량인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는 7월 8일 “푸틴이 인간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에 일부 방어 무기를 보내고 있다. 내가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 일시 중단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국방부 대변인 숀 파넬은 모든 무기 수송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시 중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중단 조치로 인해 유도 로켓 시스템, 대전차 미사일, 곡사포탄 등 우크라이나로의 주요 무기 체계 선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국방부는 이후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현재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키이우는 강화되는 러시아 공습으로부터 자국 도시를 방어하는 핵심 수단으로 중시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방어 시스템을 더 많이 판매해 달라고 워싱턴에 반복적으로 요청해 왔다.

러시아와 그 파트너들에 대한 새로운 제재 가능성

트럼프는 또한 푸틴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러시아 석유 산업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상원 법안을 지지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지난주 트럼프가 자신이 공동 발의한 새 법안 추진에 청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러시아 석유를 계속 구매하는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50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러시아의 주요 경제 파트너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존 투네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주)는 이 법안이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협상 테이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네는 “상원 공화당은 이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대통령 책상에 올리기 위해 하원, 백악관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러시아 석유 산업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지금까지는 보류해 왔다. 새 법안에 대한 그의 지지는 러시아에 대한 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미국 정부가 중국, 이란, 북한 등 다른 적대 국가들과 러시아의 관계 강화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

북한 국영 매체는 7월 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와 평양 간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3일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 명의 전투병과 대량의 군수품을 러시아에 보냈으며, 평양은 이를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대리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추가적인 유혈사태 없이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의 희망은 흐려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상당 부분 모스크바가 휴전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JD 밴스 부통령은 5월 러시아가 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국군이 아직 점령하지 못한 영토를 우크라이나에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더욱 확고하게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대화에 나설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7월 9일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종종 강경한 어조를 사용하지만 여전히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우리는 워싱턴과의 대화를 계속하고 심각하게 손상된 양국 관계를 복구하는 데 목표를 둔 우리의 방침을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