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父子 간첩단, 우크라서 미사일 기술 유출하려다 덜미

중국인 유학생, 학업 부진 퇴학 후 체류하며 간첩 행위
아버지는 중국서 ‘관리자’ 역할…우크라 ‘간첩죄’ 기소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자국의 주력 대함 미사일 ‘넵튠’ 시스템의 기밀을 빼내 중국 정보당국에 넘기려 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을 체포, 간첩죄로 기소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인 이 중국인들은 러시아의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을 침몰시킨 핵심 무기인 넵튠 미사일 관련 자료를 수집하려다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키이우 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중국인 유학생 A씨(24)와 그의 아버지 B씨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며 “이들은 넵튠 미사일의 기술 문서를 중국 당국에 넘기려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키이우 소재 한 공과대학에 재학 중 학업 성적 부진으로 퇴학당했으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계속 머물며 군사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첨단무기 개발에 관여한 인사를 포섭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버지 B씨는 중국 본토에 거주하면서 수차례 우크라이나를 드나들며 A씨의 첩보 활동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기밀 정보 수집을, B씨가 중국에서 당국과 접촉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이들의 움직임을 초기 단계에서 탐지해 감시해 왔다. 이후 기밀 문서를 수령하는 과정에서 A씨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이후 B씨도 곧바로 구금했다. 수사당국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첩보 활동과 관련된 통신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모두 우크라이나 형법에 따라 간첩죄로 기소됐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체포된 첫 중국계 간첩 사례”라며 “이번 사건은 넵튠을 비롯한 전략무기를 겨냥한 러시아 측의 첩보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4월 흑해에서 러시아 흑해함대의 상징이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격침했는데, 자국이 개발한 넵튠 미사일 4기를 발사해 그중 2기가 모스크바함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300㎞ 이상, 5000톤급 전함도 격침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에도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넵튠 미사일 배치 정보를 러시아에 넘긴 혐의로 우크라이나군 소속 현역 군인을 체포했다. 이 군인은 친러 성향 콘텐츠를 온라인에 지속적으로 게시해 오다 러시아 군사정보국(GRU)에 포섭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보안국은 “우크라이나 군사자산을 노리는 외국 간첩 활동이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방산 기술을 지키기 위한 감시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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